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열등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가장 큰 열등감을 느낄까. 대개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평가를 받을 때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일수록 그 감정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약점이나 부족한 점을 지적받으면 자신감을 잃기 마련이다.
열등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거나 못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 친구는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나는 중소기업에 취직했을 때, 혹은 다른 사람의 외모를 보며 "나는 매력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반복된다면 그것이 바로 열등감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감정이 지나치게 커져 스스로를 계속 낮게 평가하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따라서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상대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필자가 아는 한 지인은 말을 매우 유창하게 잘한다. 상대를 압도하는 화술이 뛰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앞에서 주눅이 들곤 한다. 누군가 자신의 주장에 반박하면 뛰어난 순발력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지적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를 깎아내리고 약점을 들춰내며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는 사람을 진정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사람은 "나처럼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며 스스로를 과시하고 거만한 태도를 보이기 쉽다. 비록 상대의 열등감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코 상대의 마음을 얻거나 설득할 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그 이유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내세우기 때문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처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불필요한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설득은 강한 주장으로 상대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만을 앞세우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 그중에는 자연스럽게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유 없이 불편하고 정이 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약점보다 장점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특히 열등감이 큰 사람에게는 부족함을 지적하기보다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라는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무리 유창하고 막힘없이 말을 잘하더라도 상대의 약점을 들춰내 상처를 주는 화술로는 사람을 감동시키거나 변화시킬 수 없다. 진정한 화술가는 상대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 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불어넣는 사람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논리나 말재주만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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