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6권의 책을 출판하고

김병연/시인.수필가
십구 년 동안 신문에 글을 일천여 편(詩 삼백오십여 편 포함) 썼다.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가 하고 중단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책을 많이 읽고 자꾸자꾸 써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특히 자기 분야는 쓰기가 쉽다.
그동안 필자는 두뇌자원의 개발만이 살길이다(252쪽), 노목에도 꽃은 필 수 있다(512쪽), 내 인생 지금부터 시작이다(232쪽) 등 16권(1권당 평균 298쪽)의 책을 냈지만 일곱 권 출판 때까지는 도서관 기증을 별로 하지 못했다. 여덟 권의 책을 내고서야 도서관 기증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고, 죽고 나면 대부분의 인간이 세상에 남는 것은 자식과 무덤 밖에 없다. 하지만 책을 써 도서관에 기증하면, 그 책은 영원히 남아 후세에게 도움을 준다. 우리 모두 책을 써 도서관에 기증하자. 책을 쓸 수 없다면 책을 사서라도 가증하자. 책을 기증하는 것은 그 어떤 기부보다 훌륭한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쓴 책이 있다. 이 중에서 독자가 공감하게 되면, 독자는 이미 저자와 그 책의 공동 완성자가 된다. 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 사물을 보는 눈이 깊어지고 본인의 안목도 세련되어진다. 정서적으로 독서에 내공이 쌓이게 되면 여행을 가면서도 책을 한 권쯤 가지고 갈 것이다. 장래가 불확실하고 잔혹한 사건투성이의 뒤숭숭한 세상에서 한순간이나마 책 속에 빠져 보는 것은 정신의 휴식을 위해서도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인간은 누구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게 된다.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난 뒤 마지막으로 도서관에 남아 있는 몇 권의 책, 이 책이야 말로 우여곡절 속에 인생을 살아온 저자의 품격과 취향을 고스란히 대변해 주고 후세에게 영원히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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