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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데스크칼럼

[칼럼]선의의 규제가 언론을 침묵시킬 때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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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어제(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로 통과됐다.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언론과 유튜버 등이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위헌성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의 입법을 막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언론개혁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입틀막 법안’이라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야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사실 오늘날 언론과 유튜브, SNS가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로 인해 허위·조작정보의 피해자가 되는 개인과 집단이 적지 않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가진다. 

 

허위정보는 개인의 명예와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고, 혐오와 분열을 조장해 사회 통합을 해치는 ‘암적 존재’라는 점에서 분명 근절의 대상이다.

 

문제는 ‘어떻게’ 규제하느냐에 있다. 허위·조작정보를 막겠다는 취지 자체를 반대할 명분은 많지 않다. 그러나 섣부르고 과도한 규제는 언론의 비판 기능과 권력 감시 역할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민주국가에서 언론의 자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 가치다. 만약 규제가 지나쳐 언론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독재국가와 다를 바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법안은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과 판단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 무엇이 허위인지, 누가 그것을 판단하는지에 따라 법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권력의 입맛에 따라 판단이 이뤄지고,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결합된다면 언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비판 보도와 탐사 보도는 사라지고, 책임을 피하기 위한 무난한 기사만 양산하는 ‘앵무새 언론’으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가짜뉴스는 분명 청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언론의 입을 막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허위정보를 막겠다는 선의의 취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또 다른 피해를 낳지 않도록, 보다 정교하고 신중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이번 법안이 ‘허위·조작정보 근절’이 아닌 ‘입틀막’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회와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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