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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데스크칼럼

[칼럼]이해찬, 민주주의와 세종시를 남기고 떠나다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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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5일,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은 세종시민들에게 특히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한 정치인의 별세를 넘어, 세종이라는 도시의 뿌리를 함께 만든 인물을 떠나보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치권과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주의의 산증인이자 민주정부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 분”이라며 “우리 시대의 큰 스승”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러한 평가는 세종시민들의 기억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세종시민에게 이해찬 전 총리는 단순한 전직 총리가 아니다. 그는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개념을 현실로 끌어내린 핵심 인물이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중심 과제로 끌어올렸다.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을 때, 많은 이들이 좌절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는 멈추지 않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었고, 그 선택이 오늘의 세종시를 가능하게 했다. 세종시가 ‘타협의 산물’이 아니라 ‘대안적 행정수도’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결단이 있었다.

 

총리 재임 시절 그는 행정수도 구상과 국가균형발전을 직접 주도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법과 제도로 정착시켰고, 2013년 세종시특별법 개정을 통해 세종시에 대한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했다. 세종시민들이 오늘 누리고 있는 도시의 기반에는 이 같은 제도적 토대가 놓여 있다.

 

특히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집요함 덕분이다. 행정수도 완성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라 긴 호흡의 국가 과제라는 점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세종시민들이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목표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 공간 구조의 재편을 국가적 의제로 끌어올린 공로 또한 크다. 세종시는 단지 하나의 신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실험장이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 실험의 설계자이자 책임자였다.

 

균형발전의 길은 아직 진행 중이다.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법원과 서울에 남아 있는 부처들의 이전까지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그러나 세종시민들은 알고 있다. 오늘의 세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의 출발점에 이해찬 전 총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세종시는 그의 이름을 도시의 어디에도 새겨두지 않았지만, 도시 전체가 그의 흔적이다. 세종시민에게 이해찬은 한 시대의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수도 세종’을 가능하게 한 사람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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