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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데스크칼럼

[수요에세이] 누룽지 백숙 한 그릇이 건네준 따뜻한 위로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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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충일보 김지온 취재본부장.png

김지온 취재본부장

기자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다.

약속 장소는 세종시에 있는 한 삼계탕집.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바빠졌고, 예상대로 식당에 도착하자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겨우 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북적이는 사람들로 점심시간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우리 일행은 미리 예약해둔 방으로 안내받았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는 사이 식당 안에는 따뜻한 기운이 가득 찼다. 그러다 잠시 후, 기다리던 누룽지 백숙이 모습을 드러냈다.

 

삼계탕 위에는 누렇게 잘 익은 누룽지가 덮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백숙에 누룽지가 함께 나오는 집은 흔치 않은데, 이 집만의 자랑이자 특허처럼 느껴졌다. 숟가락으로 떠보니 누룽지는 부드럽고 식감이 좋았고, 삼계탕 국물과 어우러지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다. 고기는 젓가락만 대도 쉽게 풀릴 만큼 연했다.

 

곁들여 나온 깍두기와 김치도 인상적이었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어 삼계탕의 느끼함을 말끔히 잡아줬다. 김치 한 점과 함께 먹으니 입안이 한층 더 개운해졌다. 그렇게 뚝배기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웠다.

 

그동안 여러 식당에서 삼계탕을 먹어봤지만, 이 집만큼 눈길을 끄는 비주얼과 조화를 갖춘 곳은 드물었다. 맛 때문인지 식당 밖에는 삼계탕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요즘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곳은 예외처럼 보였다. 역시 맛집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말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섰지만, 안팎은 여전히 붐볐다. 일행들 역시 하나같이 “맛있다”, “특히 누룽지가 별미다”라는 말을 건넸다. 물론 음식 맛이 훌륭했지만, 오랜만에 기자들과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한 시간이 그 맛을 더 깊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잠시 취재 현장을 벗어나 쉼을 얻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달콤했다. 약간의 휴식과 충전이 다시 일을 향해 나아갈 힘이 된다. 연일 매서운 날씨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었지만, 이날만큼은 따뜻했다.


맛있는 음식의 온기와 향이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채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잠시였지만 충분했던 그 시간이 일상의 무게를 덜어주고, 다시 자리로 돌아갈 힘을 조용히 채워준다. 익숙한 공간으로 향하는 발걸음 위로, 작은 감동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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