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물가, 단속만으로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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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야채와 과일, 농산물과 식료품, 외식비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물가가 오를수록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1만 원으로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마트에 가서 생선과 두부, 고기 몇 가지만 담아도 계산대 앞에서는 몇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외식도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백반 한 그릇이 1만 원을 넘는 시대가 됐고, 갈비탕은 1만5천 원 안팎이 기본 가격이다. 김밥 역시 한 줄에 3,500원에서 4,000원, 심지어 5,000원을 받는 곳도 적지 않다. 더 이상 ‘부담 없이 먹는 음식’이라 말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바가지요금 단속에 나섰다. 이에 전통시장 상인들은 “우리가 악덕 상인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안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직접 농사를 지어 유통 과정을 최소화했음에도, 적자를 피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역시 “원가 부담이 커지니 가격이 오를 뿐, 명절 대목을 노려 의도적으로 값을 올리지는 않는다”고 호소했다.
합동점검반이 찾아와 가격표시나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는 기분이 든다는 불만도 나온다. 단속이 시작되면 장사할 의욕이 꺾인다는 말 역시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상인들에게 과도한 단속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명절 때마다 원산지를 속이거나 바가지요금으로 소비자 피해가 반복돼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정부가 합동점검반을 운영하는 것이다.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상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 안정과 소비자 보호 차원의 단속 자체를 무조건 불쾌하게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사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안 오른 비용이 없다. 상인들 역시 손님이 끊길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상인들의 현실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장기 불황 속에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원인을 소상공인에게만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단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물가관리 종합상황실’을 가동하며 설 물가 안정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들 역시 이러한 취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가격 인상이나 원산지 허위 표시가 없다면 굳이 정부 단속이 문제 될 이유도 없다.
물가 안정은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단속의 명분뿐 아니라 상인들의 생존 현실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 상인들 역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만큼은 경계해야 한다. 고물가 시대, 서로를 탓하기보다 균형 있는 해법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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