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에세이] "그가 있기에 난 행복하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존재가 있다. 몸집은 작지만 눈은 동그랗고, 털은 새까만 우리 집 강아지, 김자반이다. ‘자반’이라는 이름은 아들이 지어주었다. 처음엔 촌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입에 착착 붙어 자연스럽게 부른다.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 집안은 예전의 북적이던 대가족 시절과 달리 고요하다. 때로는 쓸쓸함마저 느껴진다. 가족 간의 대화도 줄어들고, 각자 할 일에 몰두하다 보니 집안의 따뜻한 울림이 부족하다.
나는 집에 돌아오면 몸을 씻고 저녁을 먹은 뒤, 내 공간으로 가서 노트북을 켠다. 매일 기사 작성에 몰두하다 보니 눈은 침침하고 손목은 뻐근하다. 그럴 때면 잠시 몸을 풀고 마음을 충전한다. 그때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는 다름 아닌 자반이다. 요며칠 운동을 시켜주지 못했더니 자반이는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집안만 있자니 답답했던 모양이다.
오늘은 큰맘 먹고 집 주변을 산책했다. 밖으로 나서자 자반이는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며 자유를 만끽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기운차게 달리고 뛰며 자신의 세상을 즐겼다. 내가 달리면 뒤따르다가도, 때로는 앞서려고 온 힘을 다해 질주한다. 아기 강아지이지만 참 빠르고 영리하다.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자반이는 장난기 많고 영리하다. 뒤에서 살짝 나를 놀리며 눈치를 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잽싸게 달려온다. “자반아, 차 온다” 하면 내 품으로 뛰어들고, 앉으라 하면 앉고, 서라 하면 벌떡 일어난다. 손을 내밀면 발을 살짝 내밀고, ‘돌아’ 명령에는 두 바퀴를 멋지게 돈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간식을 달라고 할 때면 발로 내 몸을 긁으며 애처롭게 앉는다. 마음이 약해져 안 줄 수가 없다. 한 번은 출근하면서 간식을 주지 않았더니, 방안 가득 멍멍 짖으며 항의했고, 퇴근하고 돌아오니 오줌을 패드 밖에 누는 심술도 부렸다. 그만큼 감정 표현이 솔직하다. 그러나 변덕이 사라지고 내 품에 안길 때면, 그 귀여움에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말은 못하지만, 자반이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하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집안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도 외롭지 않게 해 준다. 출근할 때면 ‘혼자 잘 있겠지?’ 걱정이 스치지만, 저녁에 돌아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를 맞이할 때, 모든 걱정과 피로가 사라진다.
며칠만의 산책이라 피곤했는지 자반이는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다. 내일은 또 어떤 장난과 애교로 나를 웃게 해줄지, 기대가 된다. 작은 몸집에 담긴 큰 행복, 바로 자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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