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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데스크칼럼

[칼럼]지방자치, 중앙정치의 그림자를 벗어날 때다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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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수십 년이 흘렀다. 우리는 이를 ‘풀뿌리 민주주의’라 부른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정치다. 

 

교량 하나, 교통정책 하나, 도로 하나, 복지정책 하나가 모두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다. 그만큼 지방정치는 정당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지역민의 필요와 주민의 선택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현행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는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의 하부 구조로 묶어두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막강한 공천권을 쥔 정치권력이 지역 인사를 줄 세우는 구조 속에서, 과연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공천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 지방정치인은 주민보다 공천권자의 의중을 먼저 살필 수밖에 없다. 공천을 둘러싼 줄세우기 논란이 반복돼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한이 한쪽에 집중된 구조적 문제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장기간 지방권력을 독점하는 현상 역시 심각하다. 인물과 능력, 정책 비전으로 평가받아야 할 선거가 ‘어느 당 공천인가’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구조라면, 지역 발전 전략이 제대로 검증될 리 없다. 경쟁은 사라지고 책임성도 흐려진다.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여야 주요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공약은 철회됐고 제도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정당이 지방자치의 자율성보다 정치적 이해를 우선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해외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본은 지방선거에서 정당 간판보다 인물과 행정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비교적 자리 잡고 있다. 무소속 후보가 강세를 보이며,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물론 제도와 정치 환경이 다르지만, 이는 지방정치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뿌리다. 그 뿌리가 중앙정치의 이해관계에 묶여 있다면 건강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당공천제는 책임성과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실에서는 예속과 독점, 그리고  비리도 있어 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제는 제도를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이기보다, 지방자치의 본질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때다. 정당의 기득권이 아니라 주민의 권리가 우선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주민이 인물을 보고 선택하고, 선택된 인물이 주민만을 바라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지방정치를 중앙의 그림자에 둘 것인가, 아니면 주민의 손에 돌려줄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름에 걸맞게 서기 위해서는, 이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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