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음주운전이라니
김지온 취재본부장
최근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현직 경찰관들의 음주운전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충격과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누구보다 법규를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찰관들이 법 앞에서 평등하지 않은 듯한 태도로 행동하는 모습은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세를 의심하게 만든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음주운전을 ‘살인행위’라고 경고하면서, 정작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가 이를 어기는 행위는 명백한 신뢰 배반이다. 경찰은 사회적 신뢰의 상징이다. 그 상징이 흔들릴 때, 그 여파는 단순한 개인 처벌을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을 위협하게 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불과 몇 달 사이 전국 곳곳에서 경찰관 음주운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1월에는 서울에서 한 경찰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같은 달 전남 무안에서는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CCTV 관제센터에 의해 신고되는 일도 있었다.
2월에는 춘천에서 경찰관이 스마트워치 알림으로 음주 사실이 드러났고, 3월 23일 오늘 강릉에서는 또 다른 경찰관이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경찰관들의 음주운전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술 한 잔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운전대를 잡는 행위는 사실상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경찰이라는 신분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일반 시민들조차 술을 마신 뒤에는 대리운전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안전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런데 정작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일부의 일탈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이 반복될수록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대다수 경찰관들까지도 불신의 시선 속에 놓이게 된다. 이는 조직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며, 결과적으로 공권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책임이 더욱 엄중하게 물어져야 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지만, 다시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경찰의 음주운전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보다 강력하고 일관된 법적 처벌은 물론, 경찰 조직 내부의 음주 문화 개선과 예방 교육 강화, 그리고 상시적인 감시 체계 구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국민의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쌓인다. 경찰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법을 지켜야 할 이들이 법을 어길 때, 사회는 더 이상 안전을 믿을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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