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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데스크칼럼

[칼럼]100세에도 일한다,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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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흔히 듣는 표현이지만 이를 몸소 보여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올해 100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매일 보험회사에 출근하는 김숙자씨가 그렇다. 김씨는 한화손해보험에서 43년째 보험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는 현역 FP 가운데 최고령자다. 지금도 매일 지점에 출근해 신계약을 체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100세의 나이에 여전히 자신의 일을 찾아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단순히 오랜 기간 일을 해왔다는 차원을 넘어, 삶을 대하는 김씨의 자세와 열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들면 일을 내려놓고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년을 지나면 사회적 역할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생활을 하며 새로운 삶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은퇴가 곧 삶의 의미와 역할까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김씨의 사례는 바로 그 점을 생각하게 한다.

100세가 되면 대부분 집에서 TV를 보거나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몸이 불편해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활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 현실에서 100세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씨의 모습은 분명 남다르다. 그만큼 건강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60세를 넘으면 직장에서 물러나 일손을 놓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에서, 자신의 일을 계속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의 모습이다.

 

김씨가 일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감하며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 자체가 삶의 활력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4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보험설계사로 일해왔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험설계사는 결국 사람을 만나 신뢰를 쌓아야 하는 직업이다. 수십 년 동안 고객을 만나며 관계를 이어오고 신뢰를 쌓아왔기에 오늘날까지 자신의 일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100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은 단순히 건강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쌓아온 신뢰와 일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김씨의 삶을 바라보면서 ‘100세까지 일한다’는 것이 단순히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다는 의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까. 아니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삶의 활력을 얻는 수단이기도 할까.

 

김씨의 사례는 후자의 의미도 생각하게 한다.

오랜 시간 일과 가정을 함께 일궈온 삶이라는 점에서도 김씨의 인생은 의미가 깊다. 자신의 성취를 넘어 가족들에게도 부모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의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이제는 ‘100세 시대’를 넘어 그 이상을 살아가는 시대가 됐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그렇다면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취미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자신만의 삶을 설계하고, 사회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움직일 때 삶의 활력을 얻기도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사회에서 할 일이 줄어드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이유다.

 

걸을 수 있고,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젊은 시절과 같은 방식의 일이 아니어도 된다. 자신의 경험과 능력에 맞는 일을 찾고,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다.

김숙자씨의 100세 인생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스스로의 역할을 끝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100세까지 일했다는 사실보다 더 주목할 것은 100세에도 자신이 할 일을 찾아 매일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씨의 삶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삶의 가능성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느냐에 있는지도 모른다.

 

100세의 나이에도 출근하는 김숙자씨.

그의 출근길이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김씨가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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