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실률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세종과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가 공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36%를 기록했다. 2021년 1분기 11.96%보다 1.40%포인트 높아졌으며,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상승했다.
충청권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세종의 일반상가 공실률은 22.79%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보다 무려 9.43%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세종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9.68%에 달한다. 상가 10곳 가운데 3곳 가까이가 비어 있다는 이야기다.
공실률이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상가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됐기 때문이다.
세종은 처음부터 계획도시로 만들어졌다. 도시가 들어서면서 도로와 아파트,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상업시설도 계획에 따라 조성됐다. 문제는 상가가 만들어지는 속도만큼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식사를 하고, 여가를 즐기는 상권이 빠르게 형성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쉽게 말하면 가게는 많은데 손님이 부족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과 장소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세종청사 주변은 평일 낮에는 많은 사람이 오간다. 하지만 업무가 끝나는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곳도 있다.
상가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게는 사람이 있어야 장사가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순리다. 아무리 좋은 상가를 지어놓아도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결국 빈 점포가 될 수밖에 없다.
높은 임대료도 상가 공실을 높이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상가 주인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고, 장사를 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출이 나올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임대료를 조금 낮춘다고 해서 손님이 없는 상가에 들어갈 이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충북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상가 공실률이 17.43%로 높은 수준이고, 혁신도시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빈 점포가 늘고 있다. 상가 임대가격지수도 전 분기보다 0.27% 하락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빈 상가에 누군가를 억지로 집어넣는 것이 아니다.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주고 임대료를 낮춰주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장사가 안 되는 곳에 계속 새로운 가게를 넣는다고 해서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환의 발상이 필요하다.
‘빈 점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왜 이곳에 와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상가는 다른 용도로 바꾸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문화·예술 공간이나 체험시설, 관광시설, 주민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종은 이제 상가를 더 짓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상가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고, 지역마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 살펴야 한다.
상가 공실 문제는 단순히 빈 점포의 숫자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을 어떻게 사람이 찾는 공간으로 바꿀 것인가의 문제다.
이제는 ‘상가를 채우는 정책’에서 벗어나 ‘사람을 불러오는 상권’을 만드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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