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 정신인가, 법을 지켜야 할 사람이 음주 역주행이라니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현직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사고를 냈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법을 집행해야 할 사람이 법을 정면으로 위반했고, 그것도 가장 위험한 형태의 범죄 중 하나인 음주운전으로 타인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경기 지역 한 경찰서 소속 50대 경찰관 A씨는 지난 6일 새벽, 용서고속도로 서울 방향 헌릉IC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 역주행을 하며 70대 운전자가 몰던 택시와 충돌했다. A씨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더 큰 문제는 A씨의 직무였다. 그는 교통과 소속으로 음주·약물 운전 단속과 교통사고 조사 업무를 맡아왔다.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하고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사람이, 정작 스스로 그 위험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직자의 책임의식 붕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음주운전은 판단력과 반응 속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단 한 번의 판단 착오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역주행까지 감행했다면 이는 ‘실수’라는 말로 덮을 수 없는 행위다. 실제로 이번 사고로 택시가 파손됐고,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음주운전이 남기는 상처는 단순한 사고 처리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자는 신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사고 이후의 트라우마와 생계의 위협까지 떠안게 된다. 그 가족들 역시 긴 시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한 사람의 무책임한 선택이 여러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다.
가해자가 경찰관이라는 사실은 국민의 실망을 더욱 키운다. 공직자는 법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법을 엄격히 지켜야 할 위치에 있다.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고, 법 집행의 정당성마저 의심받게 만든다.
이번 사건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음주운전에 있어 예외는 없어야 하며, 직위가 높을수록 책임은 더 무거워야 한다. 공직자의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을 다시 세우지 않는다면, 국민이 법을 신뢰할 이유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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