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못난이 김치가 지켜낸 김치의 자존심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김치는 배추나 무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마늘, 생강, 젓갈 등을 넣어 발효시킨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이다. 비타민 A·B·C가 풍부하고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많아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김치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서도 주목받는 음식이 됐다.
이런 가운데 충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어쩌다 못난이 캔김치’가 베트남 호치민시에 처음 수출됐다는 소식은 반가움을 더한다. 이번 수출은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됐으며,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김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양이 조금 못생겼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배추와 농산물이 김치로 재탄생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일반 썰은 김치와 볶음김치 두 종류로 출시됐으며, 멸균 가공 처리로 유통기한이 무려 3년에 달한다. 특히 냄새가 새지 않는 캔 포장 방식 덕분에 보관이 용이해 선물용이나 여행용으로도 수요가 높다고 한다. 전통 음식에 현대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실 김치는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치는 입맛을 돋우고 식탁의 중심을 지켜왔다. 일본에서는 ‘기무치’, 중국에서는 ‘파오차이’라 부르며 자신들의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김치는 분명 한국 고유의 음식이며 대한민국이 원조다.
그러나 현실은 씁쓸하다. 국내 식당이나 급식 현장을 둘러보면 국산 김치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상당수가 중국산 김치로 대체돼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산 김치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정서가 담긴 음식이라는 점에서,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외면받는 현실은 아쉽고 안타깝다.
특히 외식업체에서 중국산 김치 사용이 늘어날수록 우리 농산물과 농민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품질과 안전성, 정성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라는 벽 앞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현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어쩌다 못난이 김치’의 베트남 수출은 단순한 성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외형이 아닌 본질의 가치가 인정받았고, 농가의 소득 안정과 음식물 낭비 감소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의 못난이 농산물로 만든 김치의 진가를 알아봐 준다면, 한국 김치에 대한 인식 역시 한층 넓어질 것이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국산 김치가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과 가치로 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치는 여전히 우리가 지켜야 할 자랑스러운 음식이며, 그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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