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목소리’로 평가받는 시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필자의 직업은 기자다. 직업의 특성상 공무원, 다도인, 기업인, 예술인, 가수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각자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 땀을 흘려온 전문 직업인들은 대체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들을 통해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배우는 즐거움도 크다.
사람을 만나면 필자는 자연스럽게 상대의 첫인상과 외모, 말투를 살핀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이 있다. 바로 ‘목소리’다.
맑고 경쾌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대화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반대로 어눌하고 무거운 목소리는 대화를 지루하게 만들고, 어느새 싫증이 나기도 한다. 밝고 상쾌한 목소리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청량제와도 같다.
기자들 가운데에도 굵고 무게감 있는, 이른바 ‘남자다운’ 목소리를 가진 이가 있다. 반면 남성이지만 음성이 가늘고 발음이 부정확해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음성이 좋고 안정감 있는 사람에게서는 자연스레 믿음이 생긴다. 반대로 말이 빠르고 목소리가 가는 사람은 왠지 모르게 가볍게 느껴진다.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텔레마케터의 목소리를 떠올려보자. 발음은 또렷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그 매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필자는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거는 일이 잦다. 어떤 이는 옥구슬처럼 톡톡 튀는 목소리로 듣는 이를 기분 좋게 한다. 반면, 탁하고 흐린 음성으로 통화 내내 불편함을 주는 사람도 있다. 타고난 음성은 어쩔 수 없다고들 말하지만, 발음과 발성은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조금만 시간을 들여 연습해도 음성은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좋은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실력이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외모와 목소리 같은 외적인 요소 또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다. 변화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것 역시 하나의 ‘능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몸매 관리를 위해 PT를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스피치 학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피치는 그만큼 일상과 사회생활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는 스피치의 시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말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리듬감 있고 경쾌하며 맑은 목소리는 상대를 매료시키고, 나라는 존재를 오래 각인시키는 최고의 무기다.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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