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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1 11:10 (수)
기자수첩

[데스크시각] “교사의 양심까지 중고거래할 수는 없다”

김
김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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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인 동시에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길러 성장을 이끄는 교육의 주체다. 그런 만큼 다른 어느 직업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그런데 충북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육에 사용돼야 할 장비를 몰래 빼돌려 사적으로 판매하고 수백만 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보은경찰서는 최근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를 교육용 장비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AI 로봇과 레고 등 교육용 장비를 학교에서 빼낸 뒤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해 약 45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물품 관리상의 일탈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학교의 공적 물품을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처분했다는 점에서 교육현장의 신뢰를 훼손한 심각한 문제다. 특히 학생들에게 정직과 책임,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공공의 물건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판매했다는 사실은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의심하게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일부의 일탈이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대다수 교사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성실하게 교육에 전념하는 다른 교사들까지 불신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사의 권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약해졌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만큼 높은 청렴성과 책임의식을 갖춰야 한다.


이번 사건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교육용 장비가 거래되는 것을 수상히 여긴 한 시민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의 세심하고 날카로운 관심이 학교 물품의 부적절한 처분을 밝혀낸 셈이다. 만약 이 같은 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추가적인 물품 유출이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공의 물건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처분한 것은 교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린 행위라는 점에서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더욱이 학교의 교육용 장비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습과 교육을 위해 마련된 공공재다. 이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빼돌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학교와 교육당국은 공공물품 관리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물품의 구입과 보관, 사용, 폐기 및 처분 과정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관리 규정을 마련해 놓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점검과 감독이 허술하다면 또 다른 유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구성원들에게 공공재를 다루는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와 정직을 가르쳐야 할 교육현장에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은 없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내놓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에 대한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감과 청렴성, 그리고 학교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쌓여 교육현장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만들어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현장의 공공성과 책임의식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학생들이 믿고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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