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농어촌기본소득에 매달리는 이유는
김지온 취재본부장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인구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예년과 달리 인구가 증가한 지역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구감소지역 지자체는 인구 문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인구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들에게 월 15만 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현재 17개 군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정부는 연내 18개 지자체를 추가로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에게 일정한 소득을 지원해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농촌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정책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정부 공모에서 탈락한 지자체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선정돼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괴산군의 경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3차 공모 선정을 위해 전담조직을 꾸리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군은 이번 TF팀 신설이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군민들의 자발적인 유치 활동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송인헌 군수도 3차 공모 준비를 철저히 해 괴산군이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괴산군은 결의대회를 여는 등 공모 경쟁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공모에서 두 차례 탈락한 영동군 역시 전담조직을 꾸리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까운 이웃인 보은군과 옥천군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영동군 주민들의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인구감소에 재정난까지 겹치다 보니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인구감소지역에서 정부 지원사업 하나의 선정 여부가 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한 사업 유치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지역소멸은 어느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 작은 지자체라면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다. 때문에 정부가 일부 지자체만을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소멸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예산 여건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도 현재와 같은 선별 지원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주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의 확대 방안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어촌기본소득을 일부 지자체에 한정하는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전국의 농촌지역 주민들이 폭넓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지역소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 국가적 과제다. 정부는 이를 충분히 고려해 농촌 주민 모두가 폭넓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농어촌기본소득 정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갈수록 심화되는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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