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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26 20:26 (월)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에 앞서 시민의 고통부터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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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경기가 좀 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크게 줄어 인건비는커녕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문을 닫는 상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충북도 내 상당수 지방의회가 내년도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거나 확정했다. 시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처우 개선에만 몰두하는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충북도 내 12개 지방의회 가운데 7곳이 의정비 인상을 확정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인상까지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지방의원들이 정작 시민들의 어려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머니부터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의정비 인상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지방의원에게 전문성과 책임에 걸맞은 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상의 필요성뿐 아니라 시기와 주변 여건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이 과연 지금 우선해야 할 과제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민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청주시의회는 월정수당을 7%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의정비는 5,627만 원을 넘게 됐다. 이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생계마저 위협받는 시민들과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공무원들이 이를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는 않을지 돌아봐야 한다.


반면 제천시의회와 증평군의회는 지역경제 상황과 주민 부담을 고려해 의정비를 동결했다. 이들 의회라고 해서 의정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는가. 그럼에도 의원들의 처우 개선보다 주민들의 고통을 먼저 헤아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자세야말로 지방의회가 갖춰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다.


진천군의 경우에는 의정비를 15.4%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인상 폭이 큰 만큼 주민들이 과연 이를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정비 인상은 주민들의 세금 부담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다른 지역보다 의정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큰 폭의 인상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다른 지방의회가 의정비를 올리니 우리도 그 수준에 맞추겠다는 식의 논리로는 주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의정비를 왜 인상해야 하는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산정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의 재정 여건과 주민 소득 수준, 물가 상황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주민들이 낸 세금이다. 그렇다면 의정비에 상응하는 책임과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한편, 예산을 심사하고 조례를 제정하는 등 주민의 삶과 직결된 역할을 수행한다. 의정비 인상에 앞서 지방의회가 이러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맡은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처우 개선만 요구하고, 의정활동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마저 부족하다면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신뢰는 보수를 높인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불편을 해소하며, 맡은 책임을 성실하게 다할 때 비로소 쌓이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높은 보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주민을 위해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고,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책임 있게 노력했는지에서 비롯된다.


지금 지방의회가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의원들의 보수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이다.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을 서두르기보다 그 필요성과 타당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을 얻는 일이 우선이다. 지방의회는 의정비 인상에 앞서 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의정활동의 성과로 그 신뢰에 답해야 한다. 주민의 고통을 외면한 처우 개선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방의원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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