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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교육대 연구팀, 빛 밝기로 시간 인식 조절 가능성 세계 최초 실증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5.1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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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VR(가상현실) 속 시간, 빛으로 조절' 박지섭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세계 최초 '타임 엔지니어링' 실증.jpg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게임이나 훈련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보다 시간이 훨씬 빠르게 혹은 느리게 흐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른바 ‘시간 왜곡(Time Distortion)’ 현상이다. 그동안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이 미스터리한 현상의 비밀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핵심 열쇠는 시선의 움직임이 아닌, 빛에 반응하는 ‘동공’이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총장 유길상)는 미래융합학부 박지섭 교수 연구팀이 VR 환경에서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시간 인식을 의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학교 경영인텔리전스학과 이철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팀은 총 2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초정밀 시선 추적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3만8,985건의 시선 이동(saccades)과 28만1,306건의 시선 고정(fixations) 등 총 32만291건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의 신뢰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는 주목할 만했다. 참가자들은 실제로는 1분짜리 영상을 시청했지만,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는 시간을 실제보다 약 24.7% 더 길게 인식해 약 1분 16초로 느꼈다. 반면 매우 밝은 환경에서도 약 11.3% 더 길게, 약 1분 8초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동공이 과도하게 확장되거나 강한 자극을 받을 경우, 뇌가 체감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타임 엔지니어링(Time Engineer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루하고 힘든 재활 치료용 VR 콘텐츠는 화면을 상대적으로 어둡게 설계해 훈련 시간이 체감상 짧게 느껴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반대로 몰입과 즐거움이 중요한 게임 콘텐츠는 밝기를 조절해 플레이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느끼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 12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해당 저널은 JCR 상위 14%, SJR 기준 HCI 분야 1위(1/148)를 기록하고 있는 최상위 학술지로, 이번 연구는 그 독창성과 학술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제1저자인 박지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시각 효과를 넘어, 인간의 감각과 시간 인식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VR·메타버스·재활·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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