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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연구팀, ‘살아있는 화석’ 창고기로 인간 진화 단서 규명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3.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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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보도자료(조성진 교수 연구팀, 5억년 전 바다 속 진화의 타임캡슐 찾았다) (1).jpg

조성진 교수

충북대학교 생물학과 조성진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해양 생물 ‘창고기’의 유전체를 해독해 척추동물 기원의 비밀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이 어떻게 출현했는지에 대한 오랜 질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Insights into cephalochordate genome and gene evolution from the early-diverging amphioxus’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지난 3월 24일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도 선정됐다.

연구팀은 바다 모래 속에 서식하는 원시 해양생물 창고기(Asymmetron lucayanum)의 유전체를 염색체 수준에서 정밀 분석해, 약 5억 년 전 척추동물과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초기 척삭동물의 유전자 구조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창고기는 형태와 유전체 변화 속도가 매우 느려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며, 진화 연구에서 중요한 모델 생물로 여겨진다.

그동안 창고기 연구는 주로 Branchiostoma 속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가장 먼저 분기한 Asymmetron 계통의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 종들과 비교한 결과, 오랜 진화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배열 구조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존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생물의 몸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유전자군인 ‘혹스(Hox) 유전자’의 진화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창고기의 혹스 유전자 클러스터는 원시적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종에서는 유전자 배열의 역위나 전이인자 침입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척추동물에서 일어난 ‘2R 전장 유전체 중복’ 이전 단계의 유전자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면역 시스템의 기원과 관련된 발견도 주목된다. 연구팀은 톨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와 NOD 유사 수용체(NOD-like receptor) 유전자군의 원형이 이미 창고기에서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는 복잡한 면역 체계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기본적인 면역 유전자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진화생물학적 의의를 넘어 산업적 가능성도 제시한다. 창고기와 같은 원시 해양생물은 독특한 면역 반응과 환경 적응 능력, 특이한 단백질 및 대사 경로를 지니고 있어 신약 및 바이오소재 개발의 잠재적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항염 및 면역조절 물질, 기능성 소재 개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조성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척삭동물 조상의 유전체 구조를 복원하는 기준점을 제시했다”며 “작은 해양생물이 인간 진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확보된 유전체 데이터는 향후 진화발생생물학 연구와 바이오소재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미국 UC 샌디에이고의 린다 홀랜드 교수, 대만 아카데미아 시니카의 유즈카이 교수, 중국 중산대의 위자싱 교수 등이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중점연구소 사업과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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