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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스며든 시간과 마음의 결…배진석 작가 제23회 채색화전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9.2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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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갤러리 원·남문갤러리서 1·2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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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밤의 길목에서

충북 지역 중견 한국화가 배진석 작가가 23번째 개인전을 통해 한지와 색채로 시간의 흐름과 인간 내면의 감성을 풀어낸다.

배진석 작가의 제23회 채색화전은 ‘마음결-시간이 머문 자리’를 주제로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청주에서 1·2부로 나뉘어 열린다.

 

1부 전시는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상당구 상당로81번길 63에 위치한 갤러리 원 1층에서 진행되며, 2부 전시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상당구 무심동로336번길 105 남문갤러리 2층에서 이어진다. 오픈식은 10월 1일 오후 6시 갤러리 원에서 열린다.

 

배진석 작가는 꽃과 인간, 자연과 생명의 본질을 주제로 정적이고 절제된 화면 구성을 선보이며,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채색화를 꾸준히 발표해 왔다.

별빛 같은 사랑1.jpg

사진:별빛 같은 사랑1

세종시 부강에서 태어난 배 작가는 대성고등학교와 충북대학교, 충북대학교 교육대학원,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불교미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충북 지역에서 40년간 교사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으며, 현재는 퇴직 후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충북구상작가회와 채묵화회 회장, 충북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충청북도 미술대전 추천·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춘추회, 채묵화회, 한국불교미술협회, 충북구상작가회, 충북국가유산기능인협회 등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배 작가의 작품은 충북도청과 충북경찰청, 청주지방법원, 충북교육도서관, 충북교육청, 충북과학교육연구원 등에 소장돼 있다.

 

특히 배 작가는 전통 한지에 수간안료를 사용해 ‘기다림’, ‘그리움’, ‘물들임’, ‘담담’, ‘인연’ 등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의 어울림을 표현해 왔다. 충북의 도화이자 청주시의 시화인 백목련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별빛 같은 사랑3.jpg

사진:별빛같은 사랑3

이번 전시는 기존의 구상 중심 작품에서 벗어나 추상적 표현을 통해 작품 세계에 변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 한지를 조각내 장지 위에 한 조각씩 붙이고, 그 위에 색을 물들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서로 다른 한지 조각들이 화면 위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스며든 색채는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흔적을 드러낸다.

 

특히 물감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한지 고유의 촉각적 물성을 활용해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냈다. 각각 독립적인 색채가 서로 스며들고 연결되면서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한지 조각이 중첩되며 만들어내는 유기적인 흐름은 만남과 관계의 지속적인 과정을 상징한다.

 

배 작가에게 작업 과정 자체는 수행이자 자신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한지 조각을 아교로 붙여가는 반복적인 과정은 독자적인 조형 수법인 동시에 내면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시간이 된다.

 

이번 작품에는 ‘우리의 삶에서 관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작가의 질문도 담겼다.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겼던 수많은 만남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너그럽게 바라보는 자기자비의 시간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한지 조각을 이어 붙이고 색을 물들이는 과정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이자 조건 없는 포용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작가는 외부의 빛을 은은하게 받아들이는 한지의 특성을 통해 내면의 고요함과 희망의 빛을 화면에 담아냈다.

 

정교하게 계획된 밑그림 대신 작업 과정에서 느끼는 감성과 순간의 흐름을 가능한 오래 유지한 것도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선과 면이 색을 만나면서 새로운 감성이 생겨나고, 수많은 기억과 추억, 감성이 서로 얽혀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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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빛이 머문 자리

작가는 이를 통해 삶의 여정에서 남겨진 흔적과 기억, 순간의 연속성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한지와 수간 물감을 활용해 빛을 이해하기 위해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온 시간과 그 과정에서 쌓인 내면의 흔적도 작품에 담았다.

 

이번 전시는 결국 ‘시간’과 ‘관계’, ‘기억’ 그리고 ‘치유’에 대한 이야기다.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삶의 속도를 늦추고 비움과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을 한지와 색채로 풀어냈다.

 

배진석 작가는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맑은 영혼의 순수함과 내면의 고요함에 물들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추억하길 소망한다”며 “한 줄기 희망의 빛이 깊은 영혼의 늪을 헤매는 한(恨)에 위로가 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기는 기억의 아픈 맺힘을 감싸주는 위로의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 삶의 기준,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며 지금 이 순간이 내일의 모습을 갖추게 한다”며 “이미 내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주는 작품을 발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갤러리 원에서 1부 전시가 열리고,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남문갤러리에서 2부 전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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