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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1-07 07: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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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법을 지켜야 할 경찰이 법을 어겨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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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찰은 어느 공직자보다 높은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조직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법을 집행하는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데다, 사법체계의 변화로 경찰의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면서 그에 따른 책임성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충북지역 일부 경찰관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어서면서 시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법을 준수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법을 위반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비위는 일반 공직자의 비위보다 훨씬 큰 사회적 파장을 낳는다. 경찰은 법을 집행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경찰이 법을 어긴다면 공권력의 정당성과 권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음주운전이나 폭행은 시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최근 충북지역에서는 경찰관들의 잇따른 비위가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2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다음 날에는 도내 한 경찰관이 대전의 유흥업소에서 종업원과 손님들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시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추태를 부린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음주운전에 폭행까지 저지르는 경찰관을 과연 누가 시민의 지팡이라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자 법적 의무다. 그런데 정작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시민들에게 음주운전 근절을 계도해야 할 경찰관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과연 시민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법을 집행하고 준수해야 할 사람들이 앞장서 법을 어긴다면 시민들은 경찰을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여기에 부하 직원을 강제추행하는가 하면, 신고를 받고도 잠을 자느라 출동하지 않는 사례까지 있었다. 경찰 조직의 기강이 무너져도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일부 경찰관의 일탈을 전체 경찰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대다수 경찰관까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의 일탈이라고 해서 이를 가볍게 넘길 수도 없다. 경찰은 조직의 특성상 구성원 한 사람의 행동이 조직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교육이나 집중 감찰을 실시하는 방식은 사후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터진 뒤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는 개별 경찰관의 일탈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말고 조직 전반의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간부의 갑질과 조직 내 위계문화, 부실한 감독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내부 비위 신고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휘·감독자의 실질적인 관리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엄정한 처벌과 함께 실질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구체적으로 ▲비위 경찰관에 대한 예외 없는 책임 추궁 ▲지휘·감독 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 ▲예방교육의 실효성 강화와 상시적인 복무 점검 등이 필요하다. 단순히 일회성 교육이나 보여주기식 감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해야 한다.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경찰관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조직 내부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리듯 일부 경찰관의 비위로 인해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다른 경찰관들까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찰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스스로 법을 지키고 책임지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시민의 신뢰 없이는 공권력도 바로 설 수 없다는 사실을 경찰 조직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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