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후 대응 넘어 ‘예방 중심’ 갈등관리 체계 구축
사진:세종공동캠퍼스 전경.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을 거쳐 개교한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사진=행복청)
공공사업 현장에서 집단 민원이나 이해관계자 간 대립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사례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갈등이 격화될수록 막대한 매몰 비용과 정책 불신이라는 사회적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갈등을 회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정책 완성도를 높이는 ‘숙의의 과정’으로 바라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 주목받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담당하는 행복청이 그 중심에 있다.
실제로 2024년 3월, 세종공동캠퍼스 건설 현장에서는 대형 국책사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가 발생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기 단축 압박이 맞물리며 발주처와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이 폭발했고, 결국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같은 해 9월 개교를 앞둔 대학과 학생들에게 큰 피해가 예상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때 행복청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닌 ‘선제적 중재자’로 나섰다. 규정만을 앞세우기보다 국가정책사업의 상징성과 시민 편익이라는 공통 가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밤샘 협상과 현장 조율을 통해 단 10여 일 만에 극적인 합의와 공사 재개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행복청은 중앙행정기관 갈등관리 평가에서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기록하며 공공 갈등관리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행복청의 경쟁력은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에 있다. 민원과 언론 동향을 상시 분석해 잠재적 갈등 요인까지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갖췄다. 현재 관리 중인 14개 과제에는 행복기숙사 건립, 국가상징구역 조성, 상가 활성화 대책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관계를 사전에 조율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소통’이다. 행복청은 각 사업 단계별로 대국민 소통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 초기 단계부터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생활 밀착형 사안의 경우 수시 의견 수렴 채널을 운영하며, 단순 민원 대응을 넘어 갈등의 씨앗을 사전에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언론, SNS, 홈페이지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양방향 소통도 적극 확대해 정책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제도적 기반도 강화됐다. 2025년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였고, 갈등영향분석 등 과학적 기법을 도입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고위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의견을 듣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현장 중심 행정’도 강화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갈등관리 노력은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제적 관리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공공사업의 안정적인 추진과 국민 신뢰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갈등을 피하는 대신 관리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공공행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행복청의 사례는 향후 공공사업 추진 방식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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