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에서 만난 서울대·충북대·한밭대… 이질성의 공존 실험

공동캠퍼스 전경
지난해 9월, 세종시 집현동에 문을 연 세종공동캠퍼스가 개교 1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된 ‘공유형 캠퍼스’라는 이례적인 실험은, 지난 1년간 고등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용히 증명해 왔다.
이곳은 복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강의실부터 기숙사, 체육관까지 교육·연구 인프라를 공유하며 학문 간 융복합과 지역 기반의 교육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고정관념을 깬 공간 실험
세종공동캠퍼스의 가장 큰 혁신은 ‘교육 공간의 공동 활용’을 실현했다는 데 있다. 연면적 약 60만㎡ 규모에 강의동, 실험실, 도서관, 체육관, 기숙사 등 핵심 교육시설이 모여 있고, 이를 서울대 행정대학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북대 수의학과, 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
각 대학이 별도 캠퍼스를 짓지 않고 시설을 공유하면서 막대한 건립 비용을 줄였고, 학생들은 서로 다른 전공과 연구 문화를 경험하며 자연스러운 융합의 기회를 갖게 됐다. 다양한 전공의 교직원과 학생 약 600여 명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며, 교육과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현 중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든 캠퍼스
공동캠퍼스의 이점은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3월, 도서관과 세미나실, 체육관 등 주요 시설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인근 대학 등에 무료 개방한 바 있으며, 현재는 정식 대관 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와 대학이 함께 기획하는 연구 과제, 창업지원 프로그램, 지역 문제 해결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며, 세종공동캠퍼스는 지역 발전의 거점이자 지속가능한 교육-도시 협력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의 시험무대
정부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대학 수의 확장이 아닌, 지역 거점 국립대의 교육·연구 수준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이다.
이 전략의 실질적인 리트머스 시험지가 바로 세종공동캠퍼스다. 다양한 전공의 대학들이 인프라를 공유하고, 융복합 교육을 실현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구조는 이 정책이 지향하는 이상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과제는 남았다, 그러나 방향은 선명하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아직 일부 부지는 미활용 상태로 남아 있고, 추가 대학 유치와 분양형 부지의 활용 계획도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또 대학 간 공동 커리큘럼, 학점 교류 시스템, 학생 지원 통합 플랫폼 마련 등, 서로 다른 학사제도를 조율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만 진정한 ‘공유형 캠퍼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비전
오는 2029년까지 세종공동캠퍼스에는 ▲충남대 AI/ICT 대학·대학원 ▲공주대 AI/ICT 대학·대학원 ▲고려대 세종캠퍼스의 행정전문대학원 및 IT·AI 관련 학과가 단계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학생 수는 약 3,000명 규모로 확대되며, 세종공동캠퍼스는 충청권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능성을 넘어서, 혁신으로”
김효정 세종시 도시계획국장은 “세종공동캠퍼스의 지난 1년은 우리나라에서도 공유형 교육 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남은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하고, 학생과 대학, 지역사회에 새로운 경험과 상생의 길을 제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공유형 캠퍼스’는 더 이상 낯선 실험이 아니다. 고등교육의 미래는, 더 개방적이고 더 연결되며, 더 지역 중심적일 수 있음을 세종공동캠퍼스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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