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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는 처음부터 달랐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4.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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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더리스 유니폼, 운동화 근무화, 포용적 기내방송, 타투 허용까지. 업계가 이제야 따라오는 그 모든 것들은, 이 항공사의 출발 철학이었다.

에어로케이 젠더리스 유니폼.jpg

사진은 에어로케이 젠더리스 유니

젠더리스 유니폼, 운동화 근무화, 포용적 기내방송, 타투 허용까지. 업계가 이제야 따라오는 그 모든 것들은, 이 항공사의 출발 철학이었다.

요즘 항공업계 뉴스엔 변화의 소식이 잇따른다. 제주항공이 올해 2월 전 승무원에게 스니커즈를 지급했고, 이스타항공은 단화를 허용했다. 파라타항공은 글로벌 기능성 신발 브랜드를 도입했다. 대한항공까지 운동화 착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제 달라지는구나"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흐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빠진 이름이 하나 있다.

에어로케이항공(AeroK Airlines)이다.

빠진 게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도착해 있었다.

"단순히 이동 수단이 되는 항공사가 아니라, 동시대를 읽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01  유니폼부터 달랐다 — 그리고 세계가 먼저 알아봤다

2016년 설립된 에어로케이항공은 취항 준비 단계인 2020년부터 젠더리스(Genderless) 유니폼을 도입하고, 2021년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남성용·여성용 구분 없이 설계된 유니폼. 편안한 상의에 통기성 좋은 바지, 그리고 높은 구두 대신 운동화.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 본연의 임무에 초점을 맞춘 설계였다.

강병호 대표는 당시 GQ 인터뷰에서 설계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여성 승무원의 아름다움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이런 이미지를 홍보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 싫었다. 몸에 붙는 스커트와 구두는 불편할 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다. 안전을 우선한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유니폼을 만들었다."

이 선택을 가장 먼저 주목한 건 국내가 아니었다.

에어로케이 스니커즈2.jpg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사 복장 개방을 다룬 기사에서 에어로케이를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WSJ은 "2000년대 들어 중성적인 스트리트 웨어가 유행했지만 대부분 항공사는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에어로케이 유니폼을 "모든 성별을 위한 현대적 이미지의 유니폼"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에어로케이를 조명하며 "남성용과 여성용 구분이 아예 없는, 안전성을 중시하는 유니폼"이라고 호평했다.

해외 주요 언론이 먼저 알아본 대한민국 항공사의 이름은 대형 항공사가 아니었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작은 LCC였다.

02  목소리도 달랐다

유니폼만이 아니었다. 에어로케이는 운항 시작과 함께 기내방송 언어도 바꿨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영어 방송에서 관행처럼 쓰이던 "Ladies and Gentlemen" 대신 "Hello, everyone", "Dear passengers"를 채택했다.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탑승한 모든 승객을 동등하게 부르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일부 항공사들이 성중립 호칭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있었지만, 북미 등 보수적인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호칭을 고수하는 항공사가 많다. 에어로케이는 그 흐름이 국내에 닿기도 전에 먼저 움직였다.

한국어 기내방송에도 변화를 줬다. 업계 전반에 굳어진 딱딱한 “~습니다.”체 대신 "~해요"체를 도입했다. 기계적 안내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승객에게 말을 건네기 위한 선택이었다. 신발, 유니폼, 그리고 목소리. 에어로케이는 승객이 항공사를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03  규정도 달랐다

복장과 방송 언어에 그치지 않았다. 에어로케이는 안경 착용을 허용하고 헤어스타일 제한도 최소화했다. 그리고 국내 항공사 최초로 승무원의 타투를 허용했다. 외모·학력·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채용 방침도 출범 초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GQ 인터뷰에서 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려 노력한다. 사실 그냥 다양하다." 그 솔직함이 이 항공사의 문화를 설명한다.

선도한다는 것은 언제나 이런 모양이다. 처음엔 이례적이라 불리고, 나중엔 당연하다 불린다.

에어로케이의 입장에서 지금의 업계 변화는 새로운 흐름이 아니다. 옳다고 믿었던 방향이 업계의 상식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에어로케이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처음부터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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