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사람이 살다 보면 운명을 놓고 금수저를 물고 나왔느니, 흙수저를 물고 나왔느니, 은수저를 물고 나왔느니 등의 이야기를 한다. 이것은 재물이 많고 적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재물은 인위적으로 어떻게 공평하게 하여 태어날 수 없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것을 하나님은 공평하게 갖게 했다.
그 첫째가 하루 24시간이라고 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사람이나 식물에 이르기까지 똑같이 만들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운명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이 공평한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청소부라고 해서, 택배를 배달한다고 해서, 버스를 운전한다고 해서 시간이 나에게만 적게 배분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둘째는 세상을 다 내 마음에 담아도 좋다는 마음의 그릇이다. 이 마음의 그릇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보이지 않으니 다 공평한 그릇을 주었다고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릇에 어떤 희망을 담을 것인지, 어떤 용기를 담을 것인지, 어떤 노력을 담을 것인지에 따라 그 사람의 마음의 그릇이 어느 정도 운명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마음의 그릇은 앞에서 주어진 같은 시간을 담는 그릇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셋째가 상상을 무한하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같은 시간, 같은 마음의 크기를 가졌다고 해서 상상의 공간을 만들지 못한다. 이 상상의 공간을 같은 시간 위에 펼치고 같은 마음의 그릇에 누가 더 많이 담느냐는 것은 열정과 꿈과 노력에 따라 다르다. 바다의 깊이가 오대양 육대주에 따라 다 다르다. 땅의 크기도 나라마다 다 다르다. 그러니 하늘의 색, 별의 색, 세상에 자라는 것들이 다 틀리다. 그 틀린 이유가 생각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같은 시간과 같은 마음의 크기, 무한하게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의 그릇을 갖고 태어났다. 이것은 어떤 누구도 빼앗아가지 못한다. 그러나 무한대로 생각하는 마음을 잃고 살아간다. 무한대로 세상의 꿈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그릇을 버리고 살아간다. 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땀으로 바꾸지 않고 무능하다고 자신을 낮추어 살아간다.
풀들을 보라. 제 키보다 높은 나무들을 올려다보지 않는다. 봄이 되면 푸른 싹을 틔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푸르게 자라 꽃을 피워 더 많은 씨앗을 남기고 간다. 그러한 지속적인 반복이 희망의 상징으로 푸른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늘 땀 흘려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하늘은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의 것 만이 아니다. 밤이 되면 별들의 것이다. 이 세상도 누가 더 꿈과 희망과 열정을 불태워 밝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상(世上)이 내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내 세상이 되기도 하고 타인의 세상이 되기도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놓치지 마라. 내게 주어진 마음을 접지 마라. 내게 주어진 생각을 묻어두지 마라. 어떤 생각도 어떤 마음도 어떤 꿈도 하아얀 백지를 펴고 그려보라. 하루가 부족하면 한 달, 한 달이 부족하면 일 년, 일 년이 부족하면 십 년, 십 년이 부족하면 일생(一生)을 걸어라.
사람은 다 공평하게 시간이 주어졌다. 다 공평하게 가슴을 가졌다. 다 공평하게 생각을 할 수 있다.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삶의 걸음의 방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어 갈 뿐이다. 배를 만들어 노를 젓는 사람은 바다를 갈 것이고, 꿈을 만들어 하늘을 날아가는 사람은 세상을 날아갈 것이다. 내가 새가 되지 못한다고 탓하지 마라. 누구나 새가 되고 물고기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새처럼 날아가고자 하고 물고기처럼 헤엄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그러한 세상을 꿈꾸고 살아가라고 공평한 시간과 마음의 그릇을 주셨다. 이 얼마나 공평(公平)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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