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의위원회는 1일 회의를 열고 재정자립도와 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인상률을 7%로 정했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3.5%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최종안이 확정되면 청주시의회 의원 1인당 월정수당은 연간 3,577만원에서 250만원 오른 3,827만원이 된다. 여기에 연간 의정활동비 1,800만원을 더하면 전체 의정비는 5,627만원으로 늘어난다.
물론 아직 최종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인상폭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청주시의회의 당초 14.1% 인상 요구에 대해 ‘과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의회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높은 인상 요구는 자칫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3.5%인 상황에서 월정수당을 그보다 네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는지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책임, 역할, 물가와 생활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인상 근거와 산정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내용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됐는가 하는 점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단순히 인상에 대한 찬반만 물을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14.1%라는 당초 인상 요구폭과 그 근거를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의정비는 의원들의 활동에 대한 보상이면서 동시에 공적 책임과도 연결된 문제다. 따라서 의원들의 처우 개선 필요성을 무조건 부정해서도 안 된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의정활동의 성과와 책임성, 투명성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왜 시의회가 이처럼 큰 폭의 의정비 인상을 요구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과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시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칫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문제는 의원들의 월정수당을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요즘처럼 시민과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는 의원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에 앞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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