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시민들의 혈세는 투명하고 공적인 목적에만 사용돼야 한다. 그런데 청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사적인 식사비를 의회 예산으로 처리했다가 언론 취재 이후 개인 비용으로 정산하는 일이 벌어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지난 2일 청원생명축제장에서 한우를 먹은 뒤 식사비를 의회 예산으로 처리했다가 뒤늦게 개인 비용으로 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부적절한 처신이다. 시민의 혈세와 사적인 지출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과연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가 불거진 뒤 개인 비용으로 정산했다고 해서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논란이 커진 뒤에야 비용을 돌려놓은 행태는 시민들의 분노를 키울 뿐이다. 애초에 왜 공적인 예산으로 사적인 식사비를 처리했는지, 예산 집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시민의 세금은 의원들의 사적인 밥값을 대신 내기 위해 존재하는 돈이 아니다.
더욱이 당시 식사 자리에서 음주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점심 식사 중 음주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오후 의정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의혹만으로 잘못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자료와 공정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문제가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일부 의원들이 최근 청원생명축제장에서 한우를 먹은 뒤 식사비를 의회 예산으로 처리했다가 언론 취재 이후 개인 비용으로 정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돈을 돌려냈느냐가 아니다. 처음부터 왜 의회 예산으로 식사비를 처리했는지, 예산 집행 절차는 적절했는지, 왜 언론의 취재가 이뤄진 뒤에야 정산했는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밝혀야 한다.
언론의 취재가 없었다면 이번 일이 그대로 묻혔을 가능성은 없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시민의 감시와 언론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 잘못된 예산 집행을 바로잡을 기회조차 없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 역시 시의회가 져야 할 책임이다.
시의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시민 앞에 사실관계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거나 형식적인 해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그런 의회가 스스로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조차 투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공직자의 평소 행동과 예산 집행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뒤늦은 정산이나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시민의 혈세는 의원들의 사적인 식사비를 내기 위한 돈이 아니다. 사후 정산이 잘못된 예산 집행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돈을 돌려놓았다고 시민의 신뢰까지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청주시의원들은 제기된 의혹에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시의회 역시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문제가 확인되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동료 의원이라는 이유로 감싸거나 책임을 회피한다면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백 마디 해명보다 투명한 공개와 책임 있는 행동에 있다. 청주시의회는 이번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다루는 공직자로서 무엇이 원칙이고 무엇이 책임인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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