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눈을 돌려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이 배우는 지식과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 학교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37명을 독일 레겐스부르크와 호주 브리즈번으로 보내는 글로벌 현장학습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생들은 전공과 연계된 산업 현장에서 6~8주간 직무교육과 현장실습을 받으며 언어 능력과 글로벌 직무역량을 키우게 된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단순한 해외연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출국 전부터 방과후 수업과 캠프, 영어·독일어 교육 등을 통해 수개월간 철저하게 준비한다. 해외에 나가 단순히 보고 듣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운 전공을 세계의 산업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탐험대’ 역시 같은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에게 교실 밖 세계를 경험하게 하고, 자신의 진로를 보다 넓은 시각에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세종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국내외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직업과 산업을 체험하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체험형 진로교육 사업이다. 2027년 1~2월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국내 7개, 해외 8개 등 모두 15개 진로체험 코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우주항공과 AI·반도체, 바이오·의료, 금융·무역, 창업, 예술·문화, 스포츠, 조리·제과 등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체험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코스는 3박4일, 해외 코스는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현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을 방문하고 전문가 멘토링과 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다.
체험이 일회성 경험으로 끝나지 않도록 사후 과정도 마련된다. 학생들은 체험 이후 진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고교 진학 상담과 진로성숙도 검사 등을 통해 해외와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실제 진로 설계로 연결하게 된다.
학생 부담금은 1인당 35만원 정액으로 계획됐으며, 취약계층 학생은 본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한다. 사업비는 약 196억원 규모로 계획됐으며 최종 예산은 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물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이 해외로 나가는 사업인 만큼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적 효과가 충분한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손인수 위원장은 28일 시의회 청사에서 열린 의정 브리핑에서 “학생의 안전 문제나 사업의 교육적 효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재정 운용의 안전성과 적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숙의의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가 안전과 교육적 효과, 재정 문제 등을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특히 학생들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사업인 만큼 안전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육청 역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예산 문제 역시 사업의 교육적 효과와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따져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만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의 본질을 단순히 학생들을 해외에 보내는 사업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배우고, 그 경험을 자신의 미래와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있다.
세계를 경험한 학생에게는 더 넓은 시야와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긴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산업과 직업을 접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의 생각과 진로 선택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교육은 단순한 해외여행이나 견학이 아니다.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직접 선택하고 실제 산업 현장을 경험하며, 그 경험을 고교 진학과 미래 직업 선택으로 연결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교실의 문을 열고 세계로 나가는 교육. 그것이 미래의 기술 인재와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해외 경험의 교육적 효과는 당장 숫자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를 직접 경험한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