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시장은 “현재까지 약 2,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업무 공간을 파악해 행정안전부와 공유했다”며 “기관별 규모와 특성, 이전 시기에 맞는 공간을 안내하고, 필요하다면 용도 변경이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의 절차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필요한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행정 절차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이전 대상에는 법무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성평등가족부 등 5개 부처를 비롯해 중앙행정기관 44곳이 포함됐다. 세종시는 이전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칭 ‘행정수도 지원과’를 신설하고, 청사 확보와 주거 지원 등을 담당할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계획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임차 청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외교부·통일부·국방부는 청사를 신축해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앙행정기관 이전이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법무부와 외교부 등 5개 부처의 이전을 위해서는 연내 행복도시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과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전 계획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필요한 재정적 뒷받침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 시장도 중앙행정기관 이전 결정이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에 필요한 법률 정비와 예산 지원에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행정수도 세종의 지위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행정수도 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제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행정수도 특별법이 연내 제정될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 시민사회가 초당적이고 폭넓은 협력에 나서야 한다. 특별법 제정이 늦어질 경우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법률 정비와 예산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제시한 이전 일정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은 별개의 과제이면서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따라서 당장은 정부가 밝힌 이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과 예산 확보에 힘을 모으는 한편, 행정수도 세종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특별법 제정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 세종시가 긴밀히 협력하고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이전 계획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행정 기능을 분산하고 세종을 실질적인 행정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발표에 그치지 않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청사 확보와 주거 지원 등 구체적인 준비는 물론 법률 정비와 예산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은 어느 한 기관이나 특정 지역만의 과제가 아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정부와 국회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세종시는 이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 시민사회 역시 긴밀히 협력하며 힘을 보태야 한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은 지금, 중요한 것은 환영의 목소리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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