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세월이 유수와 같이 빠르다더니, 요즘 들어 그 말이 실감난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하고 아침을 먹으면 하루가 금세 시작된다. 출입처를 돌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사를 쓰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다. 시간이 손에 잡힌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20대의 속도가 20km라면, 40대는 40km, 60·70대는 그 숫자만큼 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80대, 90대 어르신들의 삶은 어찌 보면 과속 질주에 가깝다. 경쟁사회에서 앞만 보고 살다 보니 시간까지 우리를 앞지르는 건 아닐까.
우리는 오랜 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았다. 남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낙오자가 되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사람 사이의 온기는 사라졌다. 동료마저 경쟁자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진정한 우애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게 된다. 가끔은 한 템포 늦추고 뒤도 보고 옆도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앞만 보고 달리면 결국 지치는 건 나 자신이다. 마음의 숨을 고르는 시간, 그 여유가 삶을 바꿔 놓는다.
필자는 산악회에서 매달 한 번씩 트레킹을 한다. 그곳에는 한때 산을 날아다니던 어르신들이 많다. 무릎이 좋지 않아 등산 대신 트레킹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여전히 그들의 걸음에는 탄력이 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산을 찾고 걷기를 이어온 결과다.
트레킹을 할 때 필자는 일부러 빨리 걷지 않는다. 경쟁에서 벗어나 최소한 이 시간만큼은 나만의 속도로 걷고 싶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서둘러 걸으면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느낄 수 없다. 천천히 걸어야 비로소 자연이 보이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셔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확 트인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조급하게 달릴 필요가 없다. 여유를 갖고 즐기며 내 속도대로 가고 싶다. 삶은 긴 트레킹과 같다. 평탄한 길도 있고 오르막도 있고, 어쩌다 돌부리에 걸릴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갔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걸었느냐이다.
트레킹을 하며 다짐한다. 내 걸음에 맞춰 걷듯, 인생도 나만의 속도와 여유를 지키며 가리라고.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