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조직은 리더의 그릇만큼 움직인다. 그리고 많은 조직이 무너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리더가 자기 고집에 갇혀 구성원의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책임이라기보다 권력으로 착각하는 순간, 조직은 균열을 향해 굴러내린다.
구성원들은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내는 것은 리더가 결코 피할 수 없는 핵심 과제다. 그러나 이를 해내지 못하는 리더일수록 목소리만 커진다. 능력은 부족한데 지위만 믿고 거만을 떠는 모습—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끄러운 풍경이다.
특히 자신의 말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상대를 ‘문제 인물’로 낙인찍는 리더는 조직의 독이다. 생각의 차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 질문을 두려워하는 사람, 비판을 적으로 여기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그저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불안과 열등감을 가리려는 사람일 뿐이다.
그릇이 되지 않는 사람이 앞에 서면 조직에는 필연적으로 틈이 생긴다. 그리고 그 틈은 언젠가 곪아 터진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조언을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문제를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성숙함이 아니라 무책임이다.
나이가 들수록 "괜히 문제 키우지 말자"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지혜가 아니라 회피다.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문제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 끼고 서 있는 것은 책임 회피이며, 나잇값도 못 하는 행동이다.
조직 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풀지 못하는 갈등은 대부분 소통 부재와 일방적 주장 때문이다. 근거 없이 고집만 내세우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의 빈약함을 드러낼 뿐이다. 자존심만 앞세우고 고집을 굽히지 않는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하다. 낮은 자존감과 깊은 열등감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혼자 고집으로 밀어붙인 조직이 오래 간 사례는 없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태도가 있을 때만 조직은 비로소 성장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한다. 잘못을 하고도 남 탓을 하거나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이런 인물이 리더라면 그 조직은 불행을 면할 수 없다. 자신에게 불편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리더의 자격이 생긴다.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고집을 말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조언을 적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조직을 위해 아니라, 나를 위해 조직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넓은 마음과 깨어 있는 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리더석은 특권이 아니라 짐이다. 리더의 자격은 말이 아니라 태도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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