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는 흔히 스피치의 시대, 자기 PR의 시대라고 말한다.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고, 어느 자리에서든 내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면 배움도 많고 책도 많이 읽어 지식은 풍부한데, 유독 말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머릿속에는 할 말이 가득한데, 막상 입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 경험이 적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참으로 어렵다.직장 상사 앞에서, 낯선 사람 앞에서, 혹은 대중 앞에서 한 번이라도 말해본 경험이 있다면 그 긴장감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평소 1대1 대화는 곧잘 하던 사람이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말문이 막히는 경우도 많다. 이는 배짱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망신당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은 달변가로 불리는 사람들 역시 처음에는 손이 떨리고, 혀가 꼬이고, 준비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한 채 연단에서 내려온 경험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쌓아 올린 연습의 시간 덕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도조차 하기 전에 겁을 먹는다. 그러나 마음만 먹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말하기 역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다.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링컨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독서를 사랑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아무리 먼 거리라도 걸어가 빌려왔고, 밤을 새워 책을 읽었다. 그렇게 그는 책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정치인의 꿈을 키워갔다.
성인이 된 후 그는 여러 차례 선거에 출마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낙선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당시, 링컨과 라이벌이던 더글라스가 함께한 합동 연설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먼저 연단에 오른 더글라스는 공격적으로 말했다.
“링컨은 금주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게에서 술을 팔았습니다.”
이어 연단에 선 링컨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응수했다.
“더글라스 후보의 말대로 제 가게에서 술을 판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게에서 술을 가장 많이 사 간 사람도 바로 더글라스 후보였습니다.”
순간 더글라스는 말문이 막혔다. 잠시 후 그는 다시 큰소리로 외쳤다.“링컨은 말만 번지르르한 두 얼굴의 사람입니다.”
그러자 링컨은 미소를 지으며 청중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 제가 정말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늘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이 못생긴 얼굴을 하고 나왔겠습니까?”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고, 분위기는 단숨에 링컨의 편으로 돌아섰다.링컨은 어떤 공격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유머와 재치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었다. 그는 연설을 통해 국민에게 웃음을 주었고, 그 웃음은 곧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어졌다.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던 링컨이 거대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독서도 중요했지만, 더 큰 힘은 바로 상대를 설득하는 말의 힘, 그리고 유머와 재치였다.
아무리 학벌이 높고 지식이 많아도,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상대에게 논리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빛을 잃는다.말 앞에서 늘 주눅이 든다면, 링컨의 화술을 배워보자.
그러면 표현력은 물론이고, 누군가의 공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유연함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하자.스피치를 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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