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금요에세이]눈 내리던 그 시절을 그리며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1.09 19:58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경충일보 김지온 취재본부장.png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요즘 들어 유난히 날씨가 춥다. 해마다 겨울을 겪지만, 올해는 유독 매서운 날이 잦은 듯하다. 기후가 변하면서 눈을 보는 일조차 흔치 않게 되었고, 그 사실이 왠지 모르게 아쉽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린 시절의 겨울 풍경이 떠오른다.

 

눈이 오면 동네 비탈길에서 비닐푸대에 짚을 넣어 썰매를 타던 기억, 논에 물을 가두어 꽁꽁 얼린 뒤 하루 종일 미끄러지며 놀던 장면이 머릿속에 선명하다. 당시에는 놀거리가 많지 않았기에 썰매는 최고의 놀이였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얼음 위를 질주하던 그 시간들이, 지금 돌아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다.

 

하지만 요즘 시골에서도 그런 풍경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세상은 훨씬 편리해졌고, 겨울 놀이 역시 실내 스케이트장처럼 안전하고 정돈된 공간으로 옮겨갔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이것 또한 시대가 만들어낸 변화일 것이다.

 

필자의 세컨하우스가 있는 괴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걸어서 오르면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비포장길이라 차로 이동할 때도 쉽지 않지만, 저단 기어를 넣고 천천히 오르다 보면 울퉁불퉁한 길마저 묘한 스릴로 다가온다.

 

눈이 소복이 쌓인 날, 이 길에서 비닐푸대 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온다면 얼마나 상쾌할까. 다시 한번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괜스레 기대해 보지만, 아직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올해는 과연 썰매를 탈 수 있을지 조심스레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기대와 함께 걱정도 따른다. 지난해 겨울에는 혹한을 견디지 못한 수도 계량기가 두 차례나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 산속이라 도심보다 기온이  낮다 보니, 계량기가 터지면서 물이 마을 아래까지 흘러내려가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그래서 올해는 추위가 오기 전부터 대비를 철저히 했다. 바깥 수도와 계량기 보관함에 보온 덮개를 두껍게 씌우고 열선까지 설치했다. 덕분인지 계량기와 수도관은 무사했고, 물도 잘 나왔다. 자주 찾지 못해 늘 마음 한켠이 불안했는데, 오늘 직접 확인하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올겨울은 무난히 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양지바른 곳에 앉아 잠시 풍경을 감상했다. 소나무를 제외한 나무들은 잎을 모두 떨군 채 앙상하게 서 있어 다소 을씨년스러웠지만, 따뜻한 햇살이 몸을 포근히 감싸 주었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상쾌한 공기는 가슴을 탁 트이게 했고, 눈앞에 펼쳐진 군자산의 산세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게 했다.

 

언제 보아도 싫증 나지 않고, 볼수록 매력을 더해 가는 괴산의 자연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선물 같다. 도시의 탁한 공기와 분주함을 벗어나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니, 삶의 활력이 서서히 되살아난다. 오늘도 이 아름다운 자연을 가슴에 담고 돌아오는 길, 마음 한켠이 유난히 따뜻했다.


 

ⓒ 경충일보 & www.kcilbo.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증평인삼골축제 이틀째 열기 ‘후끈’…방문객 발길 이어져
  • [인터뷰]윤건영 충북교육감 “AI 시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삶의 나침반’”
  • 장기수 천안시장 취임 100일…“시민 체감형 현안 해결 속도 낸다”
  • 증평투어패스, 관광객 발길 지역 상권으로 잇는다
  • [데스크칼럼]농어촌기본소득에 매달리는 이유는
  • 오세현 아산시장 “삼성 투자,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해야”
  • 괴산청결고추 올해 얼마?…1근 1만6천원으로 확정
  • 윤건영 충북교육감 “악성민원, 교사 개인이 감당하게 하지 않겠다”
  • [인터뷰]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
  • 세종시의회 안신일 의장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금요에세이]눈 내리던 그 시절을 그리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