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난의 음식에서 최고의 별미가 된 보리밥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1.12 18:34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경충일보 김지온 취재본부장.png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지인들과 함께 점심으로 보리밥을 먹었다.

차를 타고 세종시청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시골길로 들어서자, 보리밥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시골에 자리한 식당이라 조용할 줄 알았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이 왜 ‘맛집’이라 불리는지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짐작이 갔다.

 

차를 주차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식탁마다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었고 대기 줄까지 늘어서 있었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사전에 예약을 해두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이 집은 5인 이상이면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처럼 불경기라는 말이 일상이 된 때에, 이 식당만큼은 그런 걱정이 무색해 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필자는 보리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며 보리밥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엔 쌀밥은 꿈도 못 꾸던 음식이었다. 형편이 조금 나은 집에서나 흰쌀밥을 먹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한동안 보리밥만 보면 고개를 저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오히려 쌀밥보다 보리밥을 더 찾게 된다.

 

고사리, 열무김치, 콩나물 등 여러 가지 나물을 듬뿍 올리고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입맛이 절로 살아난다. 여기에 참기름 한 방울을 더하면 고소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며 그야말로 별미가 된다. 보리밥은 소화도 잘되고 건강에도 좋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한때는 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리밥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별미가 되었다.

 

특히 이 집의 된장국은 인상적이었다. 다른 집처럼 짜지 않고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큼직하게 들어간 두부는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넘어갔다. 보리밥을 된장국에 살짝 비벼 먹어도 그 맛이 참 좋았다. 

 

과거에는 보리밥과 감자가 주식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먹고살 만해진 세상에서 보리밥이 이렇게 ‘대접’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미처 몰랐다. 자주 먹으면 질릴 수도 있지만, 입맛 없을 때 한 번씩 먹으면 식욕을 되살려주는 음식이 바로 보리밥이 아닐까 싶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식당에서 후식으로 미숫가루를 내어주었다. 시원하고 고소해 입안이 말끔해졌다. 예전 시골에서 일하다가 갈증이 나고 배가 출출할 때, 미숫가루 한 사발이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그때는 한 끼를 대신해 주던 음식이었는데, 요즘에는 이것 또한 별미가 되었다.

 

역시 음식은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때 더 맛있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에 좋은 사람들, 그리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더해지니 마음까지 풍족해졌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둘러앉아 웃고 이야기 나눈 시간이 더없이 행복했다.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만든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웠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 경충일보 & www.kcilbo.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증평인삼골축제 이틀째 열기 ‘후끈’…방문객 발길 이어져
  • [인터뷰]윤건영 충북교육감 “AI 시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삶의 나침반’”
  • 장기수 천안시장 취임 100일…“시민 체감형 현안 해결 속도 낸다”
  • 증평투어패스, 관광객 발길 지역 상권으로 잇는다
  • [데스크칼럼]농어촌기본소득에 매달리는 이유는
  • 오세현 아산시장 “삼성 투자,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해야”
  • 괴산청결고추 올해 얼마?…1근 1만6천원으로 확정
  • 윤건영 충북교육감 “악성민원, 교사 개인이 감당하게 하지 않겠다”
  • [인터뷰]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
  • 세종시의회 안신일 의장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가난의 음식에서 최고의 별미가 된 보리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