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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증평의 분노는 님비가 아니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1.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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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생활쓰레기는 어느 지역에서나 골칫거리다. 하지만 그 부담을 누가,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면서 그 문제가 고스란히 지방으로 넘어오고 있다. 수도권에서 처리하지 못한 생활폐기물이 충북으로, 그것도 증평과 불과 1.6km 떨어진 청주시 청원구의 민간 소각시설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인천·경기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충북으로 내려오자 증평 주민들은 대기오염과 악취, 건강 피해를 우려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과도한 반발도, 이기적인 주장도 아니다. 너무나 상식적인 걱정이고, 당연한 문제 제기다.

 

사실상 무너진 것은 ‘발생지 처리 원칙’이다.
쓰레기는 만들어진 곳에서 책임지고 처리하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도권이 감당하지 못한 폐기물을 지방 소각시설로 보내는 방식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이동에 불과하다.

 

그래서 증평 주민들은 묻는다.
“왜 하필 충북인가?”

 

수도권의 편의를 위해 지방이 환경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환경의 불균형이자 지역 간 불공정이다. 더 나아가 갈등을 키우고 공동체를 갈라놓는 원인이 된다. 특히 증평군 경계에서 1.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소각시설은 주민들에게 이 문제를 ‘남의 일’이 아닌 ‘오늘의 현실’로 만들고 있다.

 

증평군이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 지역의 항의로 끝나서는 안 된다.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앞으로 더 많은 지방으로 내려올 가능성은 이미 예고돼 있다. 지금 바로 방향을 바로잡지 않으면, 같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해답은 분명하다.
수도권은 스스로 만든 쓰레기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처리시설을 확충하고 감량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직매립이 막혔다고 해서 그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

 

또한 타 지역 폐기물 반입에 대해서는 총량을 제한하고, 사전 협의를 의무화해 일방적인 전가를 막아야 한다. 소각시설 인근 주민들을 위한 상시 환경 모니터링과 실질적인 피해 보상 체계 역시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증평 주민들의 반발을 ‘님비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최소한의 권리,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다. 그 권리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폐기물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동의 문제도 아니다.
책임의 문제다.

 

쓰레기는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건강까지 함께 떠넘길 수는 없다. 증평이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그 질문에 답해야 할 차례는, 쓰레기를 만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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