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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 앞에 선 자리, 진정성은 보이지 않았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1.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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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23일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그러나 청문회가 끝난 뒤 남은 것은 의혹 해소가 아닌, 국민적 분노와 깊은 허탈감이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부동산 관련 의혹,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보좌관 갑질 논란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TV를 통해 이를 지켜본 국민들뿐 아니라, 질의를 이어간 국회의원들조차 후보자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국민들은 이 후보자가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확한 해명을 내놓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까운 답변과 변명뿐이었다. 이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과 폭언, 내란 동조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핵심 쟁점인 부정청약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하며 국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번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단연 ‘자녀 위장 미혼’ 의혹이었다. 이 후보자는 결혼한 장남을 ‘미혼’으로 신고해 부양가족 수를 늘린 뒤,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아들 부부가 이혼 위기 상태여서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장남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며 2023년 12월 결혼까지 한 상태였음에도, 부양가족으로 기재돼 청약 가점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이미 깨진 상황이었고,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남이 사실상 세종시에 거주하지 않았느냐는 의원의 질의에는 “아예 살지 않은 것은 아니고 서울과 세종을 오갔다”며 “주말에는 부모 집에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궁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정청약으로 얻은 아파트를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스스로 책임지는 결단 대신, 판단을 외부로 미루는 태도였다. 이 후보자의 발언 전반에서는 아파트를 자진 반납할 의지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반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만 증폭시켰다. 명확한 해명 대신 변명으로 일관했고,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책임 의식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의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지금 이 후보자에게 필요한 것은 추가 해명이 아니라 결단이다. 국민의 마음을 얻고 공직의 무게를 존중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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