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필자는 요즘 차(茶)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누가 차를 주면 그러려니 하며 마셨을 뿐, 어떤 차인지, 어디에 좋은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차인(茶人)들과 한방꽃차 선생님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서히 차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기관이나 지인의 사무실, 혹은 사찰에 들러 차를 마실 때면 ‘무슨 차일까’, ‘우리 몸의 어느 부분에 좋을까’, ‘원산지는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떠오른다.
차가 몸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차는 어떻게 우리는지, 어떻게 덖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전혀 달라진다. 물의 온도 또한 차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차인들과의 만남 속에서 하나둘씩 알게 됐다.
지난 주말에는 한방꽃차협동조합 총회 취재를 위해 증평의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 안은 주인이 손수 만든 한방꽃차로 가득 차 있었다.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달했다. 필자가 알고 있던 차는 고작 서너 가지에 불과했다.
유리병에 담긴 꽃차들은 색깔도 아름답고 모양도 신기했다. 모두 다도와 한방꽃차를 배운 카페 사장이 직접 만든 차였다. 진열대에는 목련차, 메리골드, 생강차, 연잎차 등 이름만 들어도 향이 느껴지는 차들이 가득 전시돼 있었다. 각 차마다 효능이 적혀 있어, 꽃차가 우리 몸에 얼마나 다양한 도움을 주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한 한방꽃차 선생님은 남편에게 꽃차를 매일 마시게 했더니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흰머리가 검게 변했다고 말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연잎차 등 여러 차를 꾸준히 마신 뒤 실제로 변화가 있었고,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 역시 몇 년 전부터 꽃차를 꾸준히 마셔오고 있다. 처음에는 맛이 밋밋하고 ‘이게 과연 차일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니 몸 상태도 좋아지고 피부도 한결 편안해졌다. 요즘도 “예전 얼굴 그대로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차의 효능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목련차는 비염과 기관지에 좋고, 메리골드는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우리 한방꽃차 못지않게 중국차가 좋다는 사실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의 10대 명차로는 서호용정차(녹차), 동정벽라춘, 황산모봉, 태평후괴, 육안과편 등이 있다.
서호용정차는 절강성 항주 서호 일대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녹차다. ‘용정’이라는 이름은 우물 속 용에 얽힌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찻잎은 납작하고 평평하며 비취색 윤기가 돈다.
필자는 최근 이 귀한 서호용정차를 처음 맛보는 기회를 얻었다. 단맛이 은은하게 올라오면서도 산뜻하고 고소했다. 입안 가득 짙은 향기가 퍼졌다. 특히 찻잔 속에서 어린 찻잎이 하나씩 천천히 펼쳐질 때는 살아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 아름답기까지 했다.
만약 진정한 차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서호용정차 같은 차가 있는지도 모른 채 지냈을 것이다.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아직 알지 못한 세계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낀다.
차인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진다. 다도에 대한 여러 상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취재차 찾은 현장에서 뜻밖의 좋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시야를 넓히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