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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대화로 채운 행복한 하루”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2.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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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며칠 전,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이나 함께 먹자”는 목소리에는 반가움과 기대가 묻어 있었다. 우리는 날짜와 장소를 정했고, 나는 오늘이 바로 그날임을 떠올리며 세종시의 염소전골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사무실에서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차로 30분 거리. 혹시 몰라 조금 일찍 출발했다. 언덕을 오르는 길, 차창 밖으로 시내의 아파트가 점점 작아지고, 공기가 달라졌다. 탁한 도심 공기 대신, 산바람이 코끝을 스치며 시원하게 스며들었다.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에, 오늘의 만남이 더 기대됐다.

 

식당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한 번 와본 곳이라 낯설지 않았다. 야산 중턱에 자리 잡은 식당은 시내와는 몇 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주변의 나무와 언덕 덕분에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마치 자연이 반겨주는 듯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염소전골 냄새가 먼저 반겼다. 손님들은 테이블마다 음식을 즐기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나는 예약된 자리에 앉아 지인을 기다렸다. 10분쯤 지나 문이 열리고, 활짝 웃는 얼굴의 지인이 들어왔다. 몇 년 만에 보는 얼굴이었지만, 낯설지 않고 반가움이 마음을 채웠다. 내일모레면 칠순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활발하고 밝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 우리는 안부를 묻고 건강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변 지인들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 손발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어려움들을 이야기하며 서로 걱정과 공감을 나눴다. 돈과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건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팔팔 끓는 염소전골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물을 한 숟가락 떠 입에 넣는 순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부드러운 고기와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져 한층 풍미가 살아났다. 지인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음식 맛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함께 나누는 순간이 더 특별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식당 바로 옆 카페로 향했다. 아늑한 공간에 따뜻한 조명과 예쁜 소품들이 놓여 있어 보는 즐거움까지 있었다.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정치 이야기, 그리고 사는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나눴다. 한참을 이야기하니 시간은 금세 흘렀다.

 

각자 다음 날을 기약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차를 몰아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마음은 한결 가볍고 흐뭇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 편안한 대화가 준 하루의 활력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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