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애 세종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초등교육은 학습 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형성된 습관과 기초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초등 학력은 점수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미래 역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토대다.
최근 여러 초등 학부모들을 만나며 필자에게 가장 많이 언급하는 문제는 문해력 저하였다. 아이들이 긴 글을 차분히 읽지 못하고, 문제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긴 글이 나오면 시작할 엄두조차 못 낸다고 한다.
물론 이는 스마트폰과 짧은 영상 중심의 환경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에서 “놀이교육”을 강조한 나머지 “학력”을 소홀히 한 경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초등 학력 신장을 위해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국어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 초등 시기의 어휘력과 읽기 이해력은 이후 모든 학습의 기반이 된다. 특히 한자어 비중이 높은 우리말 특성을 고려하면, 기초 한자 학습을 체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어휘의 뜻과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 방식이어야 한다. 국어 수업 안에서 읽기·어휘·쓰기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학기별 문해력 점검을 통해 성장 변화를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독서토론 수업을 확대해야 한다. 읽기가 입력이라면, 토론은 사고의 확장이다. 읽기를 통한 지식 습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독서 토론을 통해 기초 지식의 습득, 논리적인 표현 능력 향상 뿐 아니라 관계 역량까지 신장시킬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국어 교과에만 머물 필요가 없으며, 다양한 교과에서 적용될 필요가 있다.
셋째, 정기적인 학력 진단과 보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단원평가와 형성평가를 점수 기록이 아니라 ‘성장 점검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학교의 여건에 맞게 수시로 학력 진단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은 방과후 보충이나 맞춤형 학습으로 바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작은 결손을 초기에 발견하고 보완하는 것이 학력 격차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초등 학력은 거창한 정책보다 교실 안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읽고, 말하고, 생각하고, 끝까지 풀어내는 경험이 일상화될 때 아이들의 학습 역량은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학부모의 걱정은 곧 교육 현장의 신호다. 이제 초등 학력 정책은 ‘기초를 단단히 세우는 일’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기초가 바로 설 때, 아이들의 미래도 함께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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