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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의힘의 사과, 과거와 결별하는 출발점이 되길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3.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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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국민의힘이 9일 106명의 국회의원 전원 명의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 내부에서는 사과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전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정치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과는 늦었지만 필요한 선택이었다.

 

이번 사과문은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이는 윤석열 전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둘러싼 논쟁을 차단하려는 선언적 의미도 담고 있다. 당내 진통 끝에 나온 이번 결의는 국민의힘이 과거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국민 앞에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결의문에는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려는 당의 결연한 다짐이 담겨 있다. 과거의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는 언행에서 벗어나 오직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는 내부 분열을 봉합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는 강한 메시지로 읽힌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 위에서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사과는 그 신뢰를 다시 세우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며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과거의 논쟁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당은 더 깊은 정치적 수렁에 빠질 수 있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도 불리한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결의문에서 밝힌 것처럼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법 질서 파괴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민과 함께 헌법적 견제를 실천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정치적 선언이 현실 정치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로 나타날 때만이 국민은 그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다.

 

필자는 이번 사과가 단순히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형식적 조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오히려 이는 국민의힘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성숙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자세야말로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라 변화를 향한 꾸준한 실천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과를 계기로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난다면, 국민의 신뢰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정치적 성과도 뒤따르게 된다.

 

이번 사과가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새롭게 출발하는 출발점이 될지는 이제 당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국민은 그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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