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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참사, 우리의 안일함이 희생자를 만들었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3.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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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어제(20일),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이를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깊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3월의 끝자락, 여느 때와 다름없던 산업현장의 하루는 순식간에 참혹한 재난으로 바뀌었고, 이번 사고는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남기며 우리 사회의 취약한 안전망을 여실히 드러냈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붕괴 위험 속에서 구조의 손길조차 쉽게 닿지 않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생과 사의 경계는 한순간에 갈렸고, 일부 근로자들은 치솟는 화염을 견디다 못해 건물 밖으로 구조를 요청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부상을 입었고, 조금만 늦었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대형 공장 화재가 반복되는 현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설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과 평소의 미흡한 안전 대비가 결국 이러한 참사를 불러온 것이다. 이번 사고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실종됐던 14명 가운데 10명이 발견됐다. 이들은 21일 자정을 전후해 공장 동관 2층 휴게실과 3층 헬스장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와 지문 대조가 진행 중이다.

 

사고 현장은 철골 구조물이 열로 변형되며 붕괴 위험이 매우 높았고, 복잡한 내부 구조로 인해 구조 작업 또한 쉽지 않았다. 이에 소방당국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4인 1개조의 소규모 정밀 수색을 진행했다. 더불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불길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1일 오전 기준 인명 피해는 사망 10명, 중상 25명, 경상 34명 등 총 69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4명에 대해서는 구조견과 첨단 장비를 동원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화재 예방 설비 점검, 비상 대응 체계 구축, 근로자 안전 교육 등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사후 대응에 그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대비와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이 바로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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