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객지로 떠났던 사람들이 하나둘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공부와 직장을 찾아 도시로 떠났던 이들이 다시 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들 역시 퇴직 후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에 집을 지어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다.
고향은 말만 들어도 정겹고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혼잡하고 탁한 도시를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향으로 돌아온 친구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하고, 텃밭을 가꾸며 전원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필자의 고향은 괴산 산막이 옛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괴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산세가 수려하고 주변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봄에는 봄대로, 가을에는 가을대로 계절마다 각기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으며, 사계절 내내 옷을 갈아입듯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도시의 매연 속에서 지내다가 고향에 오면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군자산과 넓게 펼쳐진 괴산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그래서인지 내 고향 괴산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필자는 2년 전 괴산에 세컨하우스를 지어 일주일에 한 번씩 그곳을 찾는다. 집 주변에 심어둔 나무의 잡초를 뽑고 가꾸며 하루를 보내고, 텃밭에 심어둔 고구마에 물을 주며 정성껏 돌본다. 식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소소하지만 큰 보람을 주고, 농촌의 향긋한 내음을 느끼게 해주어 더없이 행복하다. 그래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고향으로 완전히 돌아가게 되겠지만, 아직은 일 때문에 주말에만 머물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세컨하우스 주변은 나무로 울창하게 둘러싸여 마치 중국의 장가계를 연상시킬 만큼 풍경이 뛰어나다. 한눈에 면 소재지와 명산들이 들어와 눈을 즐겁게 한다.
필자의 오랜 로망이 시골에 세컨하우스를 갖는 것이었는데, 그 소원을 이루고 나니 더 바랄 것이 없다. 텃밭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며 보내는 시간은 그 자체로 큰 행복이다. 일을 하다 지치면 인근의 산막이 옛길로 향한다.
이곳은 1957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발전소가 자리한 곳으로, 둘레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 숲 속을 걷다 보면 시원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완만한 길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온몸을 상쾌하게 해주고, 걷다 지치면 정자에 앉아 잠시 쉬어 갈 수도 있다. 정자 근처에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청정수를 마실 수 있는데, 한 모금만으로도 갈증이 해소되고 몸이 가벼워진다.
괴산호를 오가는 유람선을 타면 기암절벽과 수려한 풍경을 색다른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보는 풍경과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예전에는 오지에 가까웠던 산막이 옛길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곳은 나에게는 어머니 품 같은 힐링의 공간이다. 올 때마다 새로운 추억이 쌓이는 내 고향 괴산이 자랑스럽다. 그렇게 마음 가득 좋은 기억을 안고 세종의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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