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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를 심으며 깨달은 세상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6.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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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맑고 상쾌한 공기가 가득한 이른 일요일 아침, 아내와 함께 괴산 농막 인근 밭에 들깨 모종을 심었다. 농사라고는 해본 경험이 없는 초보 농사꾼에게는 모든 과정이 낯설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괭이로 구덩이를 파고, 아내는 그 자리에 들깨 모종을 하나씩 정성껏 놓았다. 평소 힘든 육체노동을 해본 적이 거의 없어 땅을 파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된 작업이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선뜻 나서지 않았겠지만, 내 손으로 가꾸고 거둘 농작물이라고 생각하니 힘들어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다행히 밭 가까이에 지하수가 있어 물을 주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호스로 모종마다 물을 줄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 알찬 들깨를 맺어주렴' 하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물을 준 뒤에는 흙으로 모종을 덮어주어야 했는데, 쪼그리고 앉아 일을 계속하다 보니 오금이 저리고 허리와 온몸이 쑤셔왔다. 익숙한 일이라면 능숙하게 했겠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기만 했다.

 

들깨를 심으며 농사는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동안은 마트에서 들기름을 사 먹기만 했지, 직접 밭에 들깨를 심고 농사를 지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사에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심는 방법과 기르는 요령을 대략 배웠지만, 하루 이틀 배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실감했다. 어떤 분야든 오랜 세월 꾸준히 연구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 경험해야 비로소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평생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글을 쓰고 취재하며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해왔다. 하지만 시골에 농막을 짓고 작은 텃밭에서 농사를 시작하는 일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익숙했던 펜 대신 괭이를 들고 흙을 마주하는 일은 벅차고 생소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배움이기도 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농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나씩 배워가며 정성을 쏟고, 그 노력 끝에 좋은 결실을 맺는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과 행복도 없을 것이다.

 

초보자가 심은 들깨가 잘 자라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심은 만큼 건강하게 자라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들깨를 심고 난 밭은 어느새 푸릇푸릇한 생기가 감돌았고, 금방이라도 쑥쑥 자라 풍년을 안겨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비록 들깨를 심는 일은 힘들었지만, 내 손으로 끝까지 해냈다는 뿌듯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었다. 올해 처음 심은 들깨가 앞으로 어떻게 자라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피곤에 온몸이 저려왔지만 다음 주 다시 밭에 갔을 때 싱싱하게 자라 있을 들깨를 떠올리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들깨야, 다음 주에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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