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는 오래됐다. 그 시작은 1899년 경인선 개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철도는 국가 발전과 함께 성장하며 국민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고속철도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2004년 KTX 개통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고속철도 시대를 맞이했고, 전국이 사실상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되면서 사람들의 이동은 물론 물류 운송까지 훨씬 빠르고 편리해졌다.
그동안 철도 분야는 경험과 숙련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였다. 특히 고속철도 기장은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갖춘 남성들이 맡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고정관념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제는 나이와 성별보다 전문성과 실력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96년생 김슬기 기장이다. 김 기장은 국내 최연소 여성 고속철도 기장으로 임명되며 철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또한 에스알(SR) 창사 이후 첫 여성 SRT 기장으로 지난 1일 부산승무센터 소속 기장으로 발령받았다. 앞으로 5주간 실제 운행 열차에서 현장 실습교육을 마친 뒤 정식으로 고속열차 운행을 맡게 된다.
에스알 대표이사는 "SRT 개통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첫 여성 기장이 탄생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김 기장의 임명은 단순히 '최연소'와 '첫 여성'이라는 기록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철도업계 역시 능력과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크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고정관념을 넘어 실력으로 인정받는 문화가 철도 현장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변화다. 이번 사례가 일회성 기록으로 끝나지 않고,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능력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철도 문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철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진정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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