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도지사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독립운동의 뿌리를 제2차 동학농민혁명에서 찾아야 한다며, 정부에 독립운동 기점을 1894년으로 바로잡아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충남도는 15일 도청 문예회관에서 박 지사를 비롯해 도내 보훈단체장과 기관·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이날 박 지사는 경축사를 통해 “132년 전 충남 곳곳에서 떨쳐 일어나 공주 우금티에서 꽃잎처럼 쓰러져간 제2차 동학농민혁명이 독립운동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한국 강제병합에 따른 대일투쟁, 1895년 을미의병 활동 등을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주요 기점으로 인정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인식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1895년 을미의병까지 독립운동의 기점이 올라갔는데, 이보다 불과 몇 개월 앞선 1894년 제2차 동학농민혁명은 우리의 국권을 빼앗으려는 일본에 맞선 무장투쟁이었음에도 독립운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참으로 통탄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지사는 제1차와 제2차 동학농민혁명의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894년 3월 고부에서 봉기한 제1차 동학농민혁명이 탐관오리의 수탈에 저항한 반봉건 투쟁이었다면, 같은 해 9월 시작된 제2차 봉기는 경복궁을 무단 침입해 고종을 고립시킨 일본의 국권 침탈에 맞선 무장투쟁이었다”며 “분명한 독립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4년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과 2023년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언급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사 재정립을 요구했다.
박 지사는 “국내외 권위 있는 학자와 전문가들도 제2차 동학농민혁명을 독립운동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이에 대해 소극적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학농민혁명은 과거의 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독립운동의 뿌리를 이루는 역사”라며 “1894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첫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3·1혁명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광복의 뿌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 지사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역사적 기점을 바로잡는 작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빛의 혁명으로 일어난 이재명 정부가 위대한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기점을 1894년 제2차 동학농민혁명으로 바로잡는 작업을 자랑스럽게 시작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앞으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연구와 추모, 선양, 교육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 지사는 “충남의 골짜기에서 떨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빠짐없이 찾아내 집대성하고, 우금티 전적지를 추모와 선양, 교육의 성지로 만들겠다”며 동학도서관 건립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행사 유치, 대통령 참석 추진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이어 “이는 충청남도와 충남도민의 엄중한 책임이자 의무”라며 “광복절 제81주년 기념일인 오늘부터 즉시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앞서 박 지사는 경축사에서 “81년 전 오늘, 긴 어둠을 견딘 우리 겨레는 마침내 대한의 이름으로 다시 아침을 맞았다”며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다.
또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며 “선열들의 희생이 잊히지 않도록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의 명예와 예우를 더욱 두텁게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충남의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박 지사는 국난의 어둠이 드리울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지켜온 충절의 고장이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 온 충남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며 “충남을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수도로 도약시키고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충남은 시대의 변화 앞에 먼저 길을 열고, 성장의 힘은 도민의 더 나은 삶으로, 오늘의 책임은 다음 세대의 기회로 이어가겠다”며 “광복의 빛을 길잡이 삼아 우리 안에 면면히 이어져 온 충청정신으로 충남의 내일을 열겠다”고 말했다.
‘광복의 빛, 선열의 뜻, 충청정신으로 이어가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이날 경축식은 유공자 표창, 경축사,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유공자 표창에서는 자주독립과 국가 건립에 기여한 독립유공자 11명에게 대통령 표창이 전수됐으며, 독립정신 계승과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5명에게는 도지사 표창이 수여됐다.
경축식에 앞서 박 지사는 보훈단체장, 도 실·국·원·본부장 등과 함께 내포신도시 보훈공원 충혼탑을 찾아 헌화·분향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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