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누구든 살아가다 보면 직장 동료든 형제자매든 갈등을 겪고 논쟁을 벌이면서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번 다툰 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렵게 화해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논쟁 과정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크고, 서로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형제자매끼리 원수처럼 지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갈등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재산 문제로 다투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일부 자녀들이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다투다가 결국 남처럼 지내는 형제자매도 있다. 물론 부모가 생전에 재산을 미리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자신의 몫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하다 보면 갈등이 커지기 쉽다.
조금만 양보하고 서로 배려한다면 피할 수 있는 다툼도 많다. 그러나 자기주장만 고집하다 보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도 한다. 재산에 대한 욕심 때문에 형제자매 사이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을 볼 때면,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각박하고 냉정해졌으며 가족 간의 우애마저 잃어가는 것인지 씁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세상이 모두 각박해진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형제자매끼리 서로 챙겨주고 어려울 때 도와주며 우애를 나누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반면, 작은 일로 감정이 쌓여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처럼 원수처럼 지내는 형제자매도 있다. 하지만 감정이 쌓인 채 원수처럼 지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도 좋지 않다. 마음의 상처가 오래 남을 뿐 아니라 스트레스가 쌓여 몸과 마음까지 지치게 한다.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다. 수십 년을 의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이 어느 한순간의 말 한마디를 계기로 냉랭하게 지내는 경우를 본다.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우정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우정은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친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친하고 격의 없는 사이라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예의를 지키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 거친 말을 쏟아내면 그 순간 기분이 나쁠 뿐이지만, 믿었던 친구가 무심코 던진 서운한 말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오랜 우정이 한순간에 깨지는 것은 대단히 큰 사건 때문이 아니라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논쟁이나 갈등 이후 어느 한쪽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한다면, 작은 불협화음이 평생의 원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감정이 상하는 순간을 겪는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감정을 조금 누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꼬였던 실타래도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그러면 상대방 역시 마음을 열고 다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단단해지듯이, 인간관계도 갈등과 시련을 잘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깊은 신뢰와 우애를 쌓을 수 있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면서 서로 얼굴을 찡그리고 화난 마음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간다면 마음의 짐도 덜고 삶도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 많이 가지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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