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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무궁화호의 노후화, 승객 안전과 편의는 뒷전인가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8.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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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서민들의 발이 되어온 무궁화호 열차가 점점 낡아가고 있다. 차체 도장이 심하게 벗겨지고 곳곳이 너덜너덜하거나 움푹 패인 모습은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창문 유리가 깨져 있거나 화장실의 악취가 객차 안까지 번지는 모습에서는 무궁화호가 얼마나 뒷전으로 밀려났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무궁화호 차량의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전체 객차 459칸 가운데 25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이 309칸에 이른다. 전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물론 차량의 낡은 외관만으로 안전사고 가능성을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깨진 유리창이나 고장 난 편의시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정당한 요금을 내고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편의시설이 엉망이고 화장실에서 악취까지 진동한다면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코레일 역시 이러한 문제를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러 사정을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고속철도역이 없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무궁화호는 단순히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 교통수단과 다름없다.

 

신차 납품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승객에 대한 서비스까지 소홀해서는 안 된다. 새 열차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기존 차량을 계속 운행해야 하는 만큼,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승객들이 최소한의 쾌적함과 안전을 누릴 수 있도록 유지·보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화장실과 창문, 출입문 등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거나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하는 시설부터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도장이나 객차 내부의 미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꺼번에 모든 부분을 손보기 어렵다면 안전과 이용 편의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관리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무궁화호는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새 열차가 도입되기 전까지 이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재정이 어렵고 신차 도입이 늦어졌다는 사정이 승객들의 불편을 방치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민들의 발이 되어야 할 무궁화호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약속이 아니다. 승객들이 지금 당장 겪고 있는 불편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세심한 관리와 책임 있는 유지·보수다. 무궁화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그날까지, 이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결코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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