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내 차에 엔진 경고등이 또 들어왔다. 얼마 전에도 경고등이 켜져 세종시의 한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고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한 터라, 수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경고등이 들어오자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짜증도 났다. 적지 않은 수리비를 들여 고쳤는데 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정비기사는 해당 부품을 교환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경고등이 들어오자 처음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병을 고칠 수 있듯이, 자동차 역시 고장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운전하고 다니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평소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센터로 급히 차를 몰고 갔다. 정비기사는 차량을 점검하더니 연료 계통과 관련된 부품을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정비를 맡기고 2층 휴게실에서 TV를 보며 기다렸다.
처음 정비기사는 수리하는 데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내 차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의 차량도 하나둘 정비를 마치고 출고되는데, 내 차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기다리는 것도 지루했지만,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 혹시 생각보다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1시간 30분이 지나자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워 2층 휴게실에서 1층 사무실로 내려갔다. 나는 직원에게 “30분 정도면 수리할 수 있다고 했는데, 벌써 1시간 30분이나 지났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내려왔다”고 말했다.
직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내 차를 정비하던 기사가 들어왔다. 그는 정비가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를 묻자 부품 하나만 교체한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꼼꼼하게 점검하느라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오늘 내 차를 정비한 기사는 예전에도 내 차를 수리한 적이 있다. 그때도 오전부터 오후까지 오랜 시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차를 고치러 서비스센터에 갈 때마다 정비 자체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물론 자동차 정비는 차량의 상태에 따라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유독 내 차를 맡은 정비사의 정비 시간이 다른 정비사들보다 긴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오늘도 다른 정비사들은 차량을 세 대 정도 신속하게 정비하고 있었는데, 그는 내 차 한 대를 맡아 오랜 시간 씨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부품 하나만 교체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기에, 혹시 아직 정비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비를 마친 뒤 정비기사는 만약 나중에 엔진 경고등이 다시 들어온다면 그때는 또 다른 부품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더욱 답답해졌다. 부품 하나를 교체하고 나면 또 다른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니, 요즘은 차량의 상태를 진단하는 장비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하는데 정확한 고장 원인을 한 번에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문득 ‘명의’라는 말을 떠올렸다. 의사도 오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환자의 증상을 보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듯, 자동차 정비 역시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혹시 정비사의 경험 부족 때문에 고장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차량 정비를 마치고 서비스센터를 나서면서 나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제발, 다시는 엔진 경고등 때문에 이곳에 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차는 분명 수리를 마쳤고 다시 운전할 수 있게 됐는데도 마음은 이상하게 무겁고 개운하지 않았다. 고장 난 부품을 고쳤다는 안도감보다 ‘과연 이번에는 정말 괜찮은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를 고쳤다는 사실만으로는 마음까지 고쳐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시는 경고등이 켜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비스센터를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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