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교통망·정주여건에 신속한 행정지원까지…35년 축적된 경쟁력 재조명
사진은 배방·탕정 신도시 도로망 모습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삼성의 113조 원 규모 투자 발표로 아산의 미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양사업장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장기간 중단됐던 아산캠퍼스 2단지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다시 아산을 선택했을까. 3편에 걸쳐 삼성과 아산의 35년 동행을 되짚어보고, 산업·교통 등 아산이 갖춘 경쟁력을 통해 그 배경을 살펴본다. 나아가 이번 대규모 투자가 아산에 가져올 변화도 함께 조명한다. <편집자 주>
① 아산시, ‘삼성 113조’ 다시 품은 이유…35년 동행과 신뢰의 결실
② 아산시, 삼성 투자 이끌어 낸 ‘준비된 도시’의 저력
③ 아산시, 삼성 113조로 두터워진 성장판…50만 자족도시 가속
지난 7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삼성의 113조 원 투자 계획이 발표되자 아산시의 대응은 발 빠르게 시작됐다.
아산시는 발표 직후인 7월 13일 김범수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삼성 투자 행정 지원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매주 정기회의를 이어가며 관련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통상 10~12개월가량 소요되는 인허가 신청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이 이번에는 3개월로 단축됐다. 재해영향평가 협의 기간은 기존 45일에서 7일로, 도로점용 처리 기간은 5일에서 1일로 각각 줄었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행정 지원에 힘입어 속도를 냈다. 지난 6월 8일 공장증설변경 승인을 신청한 삼성전자는 경관위원회 심의와 재해영향평가 심의, 환경보전방안 협의를 차례로 통과했으며, 9월 1일 공장 증설 공사에 착공했다.
장기간 중단됐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2단지 사업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산시와 충남도, 삼성디스플레이,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는 총 67조 원 규모의 ‘첨단 전략산업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재가동을 공식화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행정의 속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산이 그동안 축적해 온 탄탄한 산업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산업 기반부터 교통망까지…투자를 뒷받침할 ‘준비된 도시’현재 아산에는 11개 산업단지가 운영 중이며, 13곳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계획 단계인 6곳까지 더하면 모두 30개 산업단지, 약 2,569만㎡ 규모의 산업 기반이 구축될 예정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산업 생태계 역시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코닝정밀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아산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의 투자가 단순히 개별 기업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와 관련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의미다. 삼성의 추가 투자가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통망 역시 아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아산에서 서울까지 KTX로 36분, 수도권 전철로 1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대전은 KTX로 25분, 대구는 1시간 20분 거리이며 평택·당진항까지는 25분, 인천국제공항까지는 1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제4서해안고속도로와 서해안 복선전철 개통이 예정돼 있고, 서부내륙고속도로 안중·영인IC와 아산분기점도 인접해 있다. 산업단지와 생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인력과 물류의 이동을 동시에 뒷받침할 수 있는 광역 교통망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내부의 교통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인주~염치 고속도로는 총사업비 4,104억 원을 투입해 올해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온양대로 2-17호 아산현충사IC 개설공사도 200억 원을 투입해 이달 착공한다.
이와 함께 국도 43호선~탕정2지구 연결도로 등 주요 도로 인프라 확충 사업도 순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GTX-C노선 온양온천역 연장 역시 충남도지사 공약에 포함되면서 아산시와 충남도가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어 향후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업 투자 넘어 인구·정주 여건까지…도시 경쟁력도 상승산업과 교통뿐 아니라 사람을 끌어들이고 정착시킬 수 있는 도시 여건도 아산의 강점으로 꼽힌다.
아산시 인구는 지난해 40만 명을 넘어섰으며, 평균연령은 40.9세로 전국 평균 45.1세보다 4.2세 낮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9,671만 원으로 전국 평균 4,664만 원의 약 2.1배에 달한다.
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기반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2027년 아산윤슬초와 아산윤슬중 개교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여러 학교가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오는 2030년에는 경찰병원 개원과 예술의전당 개관도 예정돼 있어 산업 성장과 함께 도시 생활 인프라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기업을 위한 지원체계 역시 투자를 계기로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아산시는 투자협약(MOU) 기업을 대상으로 전담 원스톱팀을 운영하고, 공장 인허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한편 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스마트공장 구축과 품질혁신, 기술경쟁력 강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등 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과 설비투자 인센티브, 세제·금융 지원 연계 등 투자유치 인센티브도 다각화했다.
특히 일반적인 기업 지원 방식과 달리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가 기업과 행정 사이에서 밀착 지원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산업용지 비용 측면에서도 상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유치와 기업지원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 유상훈 JB벤처스 대표를 ‘투자유치 자문단’ 1호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민관 협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일자리부터 주거·상권까지…지역사회 상생 준비도 ‘착착’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대응도 진행 중이다.
우선 약 700명 규모로 예상되는 신규 일자리에 대비해 생산직과 엔지니어, 사무직 등 직무별 인력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지역 대학과 고등학교 졸업생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장 증설 과정에서 발생할 건설 근로자 유입에도 대비하고 있다. 하루 평균 3,4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증설 공사 근로자들의 이동을 고려해 800대 규모의 임시주차장을 조성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인근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하고 공사 기간 중 차량과 인력의 통행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역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근로자 증가에 따른 주거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아산시는 매주 전·월세 매물을 모니터링하고 공인중개사협회와 협력해 정확한 주거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건설 현장 식당에 쌀과 김치, 대파 등 지역 농산물을 연간 707톤 규모로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삼성 임직원의 지역 상권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 중이다.
결국 이번 삼성의 113조 원 투자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35년 전 삼성이 온양사업장 부지를 선택했을 당시부터 이어져 온 산업 기반과 기업 생태계, 교통망, 정주 여건에 더해 아산시가 축적해 온 기업 지원 경험과 신속한 행정 대응이 맞물리면서 다시 한번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아산시는 이번 투자를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확충과 도로망 개선,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 여건을 함께 강화해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도시, 근로자와 시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오세현 시장은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산업시설 하나가 아니라 교통과 주거, 지역경제 등 도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라며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행정 지원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지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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