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대전 대덕구의회가 의장 선출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원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벌써 여섯 번째 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의회가 문을 연 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원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의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만 벌이고 있으니, 이를 바라보는 구민들의 답답함과 울화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덕구의회는 지난 21일 열린 제295회 임시회에서 의장 선출에 나섰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다. 이날 전반기 의장 후보로 단독 등록한 서미경 민주당 의원은 찬성 4표, 무효 4표를 얻는 데 그쳐 의장 선출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인 5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수가 4대 4로 동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원 수가 동수라는 사실이 의회 파행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정당이 의석을 양분하고 있다면 오히려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정치는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금 대덕구의회가 따져야 할 것은 ‘네 편, 내 편’이 아니다. 오직 구민을 바라보고 무엇이 구민에게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덕구의회가 의장 자리를 둘러싸고 갈등만 거듭한다면 과연 구민의 대표기관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현재 대덕구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단순한 정치적 견해 차이를 넘어 의회 기능의 정지로 비칠 수밖에 없다.
구의회는 자리를 놓고 다투는 곳이 아니다. 주민의 세금으로 편성된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부의 행정을 견제·감시하며, 지역의 각종 현안과 사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곳이다. 원구성이 장기간 파행되면서 의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덕국민체육센터는 위탁기간이 만료됐지만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휴장에 들어갔다. 추경예산과 민간위탁 등 의회의 의결이 필요한 안건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의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물론 의회 구성과 의장 선출 과정에서 정당 간 협상은 필요하다. 의장직을 비롯한 원구성은 의원들의 정치적 권한과 책임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정당이 의석을 나눠 갖고 있다면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협상에도 마지노선은 있어야 한다. 주민의 삶과 행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 정치적 셈법보다 의회의 책무가 앞서야 한다. ‘누가 의장이 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느냐’는 사실을 의원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아직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이 대덕구의회뿐이라면 더욱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회가 정쟁과 자리다툼에 매몰돼 있는 동안 정작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구민들이다.
대덕구의회는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당장 임시회를 다시 열어 의장을 선출하고, 조속히 원구성을 마무리해 주민을 위한 의회로 돌아와야 한다.
구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정치적 명분이나 정당 간 힘겨루기가 아니다. 의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등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대덕구의원들은 이제 서로의 당리당략보다 구민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대덕구의회가 하루빨리 파행을 끝내고 구민을 위한 의회로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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